[미디어펜=유진의 기자]6·17, 7·10, 8·4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한달 넘게 지난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거래가 크게 위축되며 급매물이 쏟아지고 가격 역시 조정되는가 하면 일부 단지는 집주인들이 매물의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새 임대차 법 시행 영향으로 임차인 권리가 강화되고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를 낀 아파트보다 당장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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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총 3992건으로, 전달(1만647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아직 신고기간(계약 후 30일)이 보름 넘게 남았지만 하락 폭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거래절벽'은 매도인-매수인 간의 힘겨루기가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기를 지나 안정기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여전히 매매가격을 낮추지 않고, 매수인은 높은 가격엔 못 사겠다면서 양측 간 간극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조정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4㎡는 7월 초 14억6000만원(4층)에 거래된 뒤 지난달 17일 14억9800만원(5층)에 매매돼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이달 5일 14억8000만원(2층)으로 소폭 하락했다. 해당 단지 역시 집주인들은 15억원을 넘게 부르고 있지만, 이 호가에는 거래가 어렵다는 평가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우성아파트 전용 84㎡는 이달 10일 6억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2층 거래가격(7억3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빠졌다. 같은 구 중계동 건영2차 75㎡도 이달 실거래가가 5억6500만원으로 두달 전(6억6500만원)보다 1억원 떨어졌다.
노원구 일대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A씨는 "정부의 고강도 대책으로 인한 압박 눌림 현상은 잠시 보이겠지만 향후 공급절벽으로 인한 아파트값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매도자들은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지 않으려 하고 있고 매수자들은 빠진 값에 매수하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가격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또 다른 지역에서는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단지들도 나오고 있다.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3단지 84㎡는 이달 4일 10억9000만원(12층)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갱신했다. 7월 9억9000만원(7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뒤 8월 9억5000만원(11층)으로 가격이 잠시 주춤하더니 다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성동구에서는 하왕십리동 센트라스아파트 84㎡가 이달 5일 16억4500만원(11층)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인 6월 14억8700만원(10층)보다 1억5000만원 넘게 올랐다.
여기에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를 낀 아파트와 바로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 간의 가격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59.78㎡는 지난달 8일 14억원(16층)에 매매됐다. 중개업소에 따르면 해당 물건은 바로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였는데, 지금 이런 조건의 물건은 13억5000만∼14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땜질식 대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욕구가 서로 맞지 않고 있다"라며 "잠시 아파트값이 조정되는 듯 보이지만, 공급대책이 현실화 되지 않으면 정잭 효과는 미미하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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