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호투에 구단과 감독이 푹 빠졌다. 복덩이 같은 에이스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 바쁘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주 버팔로의 샬렌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을 8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했다. 토론토는 7-3으로 이겼고,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시즌 4승(1패)을 챙겼다.

안타수 8개가 말하듯 류현진은 수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실점은 단 1점으로 막았다.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고,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있을 때 더욱 집중하며 삼진이나 범타 유도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은 이날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앞선 등판이었던 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의 부진(5이닝 5실점)을 털어낸 것도 에이스다웠다. 한 경기 고전했다고 해서 의기소침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팀과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는 피칭을 하며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 바로 에이스의 미덕이다.

류현진은 이날까지 시즌 10차례 등판해 4승밖에 못 올렸지만, 등판한 경기 토론토의 승률은 8할(8승 2패)이나 된다. 류현진이 등판하면 승리 확률이 높다는 것이 수치로도 드러난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트위터


토론토 구단은 '뉴 에이스' 류현진이 호투를 하고나면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칭찬, 또는 감탄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 팬들을 배려해 친절하게 한글도 병기한다.

이날 메츠전 후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 피칭 하이라이트 영상과 함께 "우리 에이스는 대단했습니다!(Our Ace was GREAT!)"라고 치켜세웠다.

이전에도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의 호투 후에 "류 is 온 파이어", "오늘 류현진 선수는 경이적이었습니다" 등의 한글 멘트를 남긴 바 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류현진의 피칭에 관한 한 팬이 된 듯하다. 이날 류현진은 초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메츠 타자들에게 통하지 않으면서 많은 안타를 맞았다. 이에 류현진은 투구 패턴을 완전히 바꿔 포심과 커트 위주로 볼배합을 하며 달궈지고 있던 메츠 타자들의 방망이를 차갑게 식혔다.

몬토요 감독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류현진이 에이스"라며 "오늘 류현진은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에 대비한 모습을 보이자 커터를 타자들의 몸쪽으로 던지는 식으로 금방 자신의 볼 배합을 조정했다. 그것이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류현진의 투구 내용을 분석했다.

이어 몬토요 감독은 "경기 도중 (투구) 계획을 바꾸고 실제로 성공을 거두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좋은 투수들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도 류현진의 그런 피칭 모습을 보면서 즐거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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