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연이은 호투를 한다 했더니, 리그 최초 기록까지 세웠다. 기록 집계를 한 지 100년이 넘은 리그 역사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라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김광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을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해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세인트루이스 8회 승부치기 끝 1-2 패배), 김광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0.83에서 0.63으로 끌어내리며 특급 짠물 피칭을 이어갔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에 따르면 김광현은 이날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내셔널리그 사상 최초로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해 3안타 이하를 맞고 자책점이 하나도 없는' 기록을 세운 선수가 됐다.

김광현은 이날까지 시즌 6번 등판했다.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7월 25일 피츠버그와 개막전에서 1이닝 2실점 세이브를 올렸고, 이후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으로 경기 취소가 잇따른 뒤 선발로 보직이 바뀌었다.

선발 데뷔전이었던 8월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투구수 조절 때문에 3⅔이닝(2피안타 1실점)만 던지고 물러났다.

이후 김광현의 선발 호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8월 23일 신시내티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첫 승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28일 피츠버그전 6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 9월 2일 신시내티전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시즌 2승), 그리고 이날 밀워키전 7이닝 3피안타 무실점까지.

최근 4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고, 안타는 4경기 모두 3개씩만 내줬고, 1실점하긴 했지만 비자책점이어서 4경기 24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벌였다. 

이에 MLB닷컴은 "내셔널리그에서 공식 기록이 집계되기 시작한 1912년 이후 김광현이 처음으로 4경기 연속 선발 5이닝 이상을 던지며 3피안타 이하, 무자책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고 밝혔다. 선발투수가 4경기 연속해서 김광현처럼 적은 안타를 맞고 자책점을 기록하지 않은 경우가 리그 역사에 전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KBO리그 최고 투수의 위치에 올랐던 김광현이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엄연한 신인인데, 리그 역사에 남을 이런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 감탄스럽다.

한편, 김광현이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던지면서 자책점을 한 점도 내주지 않은 것은 세인트루이스 구단 역사에서도 1901년 이후 세 번째 나온 진기록이다. 그동안 세인트루이스 역대 투수들 가운데 이런 기록을 낸 투수는 1931년 폴 데링거, 1968년 밥 깁슨, 그리고 52년 만인 올해 김광현 3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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