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책지원·기업성장 필요성 제기
단계적 원격의료 도입으로 부작용 최소화 강조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5일 발표한 보고서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한 산업·통상 전략'./사진=한국무역협회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새로운 산업·통상전략으로 국내 산업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시장 확대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5일 발표한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한 산업·통상 전략'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063억 달러에서 연평균 29.5%씩 성장해 2026년에는 639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원격의료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면서 의료 접근성 제고와 시장 수요확대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과 성장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원격의료 플랫폼 기업 '텔라닥(Teladoc health)'은 인수합병을 통해 시가총액 290억 달러 규모(단순 합산 기준)의 세계 최대 원격의료 기업으로 재탄생했고, 3억 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국의 '핑안굿닥터'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월 신규 이용자 수가 전월대비 900% 급증했다.  

국경을 넘어 이뤄지는 원격의료 서비스 시장은 아직까지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의료 관련 서비스 시장 미개방 △데이터 이전 금지 △데이터 현지화 △전자적 전송에 대한 관세 등의 수단으로 시장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선진국들은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 협상에서 유보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분야는 모두 개방하는 포괄적 협상 방식을 채택하며 원격의료를 포함한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의료 정보를 포함한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전과 활용을 추구하는 새로운 국제통상규범이 FTA를 통해 수립되는 등 글로벌 시장 개방이 확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원격의료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선진국의 시장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과 통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국내 원격의료 규제 개선을 위한 산업전략과 수출 활성화를 위한 통상전략을 제시했다.

원격의료 규제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기술·데이터 표준과 안전성 평가·교육 체계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원격의료 도입 시 우려되는 부작용을 완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의사-의료인 간 원격의료 활성화, 의사-환자 간 원격 모니터링과 외국인 환자 대상 원격의료에 대한 규정 명확화, 의료 소비자 중심의 데이터 통합 기반 구축, 소비자 직접 의뢰(DTC) 유전자 검사항목에 대한 네거티브 규제 도입 등 의료소비자 효용을 증대시키는 산업전략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 활성화를 위한 통상전략으로는 정보기술협정(ITA) 적용품목을 확대해 가정용·휴대용 원격의료기기에도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고 FTA 협상 시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 상호개방 및 데이터 이전 보장을 핵심 사안으로 협의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 복수국 간 전자상거래 협상에서 합의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통상규범을 선제적으로 우리 FTA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준명 무협 수석연구원은 "원격의료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의료 소비자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한편 급변하는 국제통상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요 확대, 우리의 우수한 의료기술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