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요즘 국내 야구팬들은 즐겁게 메이저리그 특정 경기를 지켜본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다.

'코리안 특급' 좌완 듀오는 각자 거듭된 호투로 소속팀과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류현진은 가장 최근 등판했던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수확했다. 그 다음날인 15일 김광현은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역투를 펼쳤다.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얻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이번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를 떠나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팀의 에이스로 완전히 자리잡은 모습이다. 10경기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두 경기 부진한 피칭을 했고, 유난히 약했던 뉴욕 양키스전(8일)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던 것을 빼면 호투를 이어왔다. 

류현진이 등판한 10경기에서 토론토가 8승을 올린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팀이었던 토론토가 이번 시즌 승률을 끌어올려 양키스와 2위 다툼을 벌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거의 확정한 데는 류현진 영입 효과가 절대적이다.

토론토가 FA시장에 나온 류현진을 4년 8000만달러의 거액에 영입했을 때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전성기를 넘긴 나이, 잦은 부상 이력이 있는 류현진을 에이스급 대우를 해주며 영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였다.

지금까지 류현진이 보여준 모습은 토론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류현진과 함께 FA시장에 나와 양키스와 9년 3억2400만달러의 천문학적인 계약을 한 게릿 콜이 10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3.20의 평균자책점으로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것과 비교가 된다. 7년 2억4500만달러를 받고 워싱턴에 잔류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2경기만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10.80의 형편없는 성적을 남기고 부상(팔목 터널 증후군)으로 아예 시즌 아웃됐다.

토론토가 왜 류현진에게 열광하고, '우리의 진정한 에이스'라고 치켜세우는지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고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김광현은 6경기 등판(선발 5차례)해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신인으로 초특급 성적이다. 올 시즌 25이닝 투구한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0점대 평균자책점은 김광현이 유일하다.

김광현은 최근 4경기서 24이닝 연속 무자책점(1실점)으로 '언터처블' 피칭을 이어왔다. 또한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에 3안타 이하만 내주고 자책점이 하나도 없는 투수는 내셔널리그 역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이런 김광현에 대해 저절로 '신인왕'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많은 경기에 등판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신인왕 후보로 명함을 내밀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세인트루이스 구단도 15일 밀워키전에서 김광현이 또 한 번 눈부신 피칭을 하자 "올해의 신인왕?"이라는 멘트로 분위기를 띄웠다.

김광현은 2년 800만달러에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연봉 400만달러에 김광현같은 활약을 하는 투수를 찾기 쉽지 않다.

토론토나 세인트루이스나, 류현진과 김광현을 보면서 연봉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성비 갑' 코리안 특급 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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