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한화그룹과의 ‘빅딜’로 과감한 사업구조 개편을 결정한 가운데 이번 매각에 대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삼성그룹 측은 이번 빅딜에 대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환경과 반복되는 위기에 유기적 대응을 위해 혁신적인 구조조정이 절실한 시기”라며 “삼성과 한화는 자율적인 빅딜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으로 경쟁력 강화와 국제경제의 효율화에 기여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 삼성은 이번 매각을 통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목표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사진=뉴시스

이러한 삼성의 과감한 결정은 세계 경제의 부진과 함께 중국의 급부상, 일본의 재무장, 미국의 기술혁명 등으로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라는 것이 재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이번에 매각된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등에 대해 삼성은 차세대 성장 방향과 동떨어져 있고이미 규모와 전문성을 겸비한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지배한 상태를 고려해 이번 사업 개편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에 대해 일각에서는 차기 삼성 회장의 승계자로 유력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빅딜’은 당초 한화가 지난 8월 삼성 측에 방산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탈레스 인수가능성을 문의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은 탈레스 지분을 가지고 있던 삼성테크원을 포함, 삼성테크원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매개로 화학사업까지 논의대상이 넓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 이번 '빅딜'을 성사시킨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이번 매각을 통해 '이재용식 삼성'의 밑그림을 보여줬다./사진=뉴시스

이러한 삼성 측의 의사 결정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재 간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2조원이라는 매각 규모와 함께 비주력 부문 사업에 대한 과감한 도려내기는 이재용 부회장의 향후 삼성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보여준 사례라는 전망이다.

한편 삼성가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이 어떤 계열사를 승계 받을지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07년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으로부터 지분 33.18%를 인수,삼성석유화학 최대주주가 됐다. 올해 4월 삼성석유화학이 삼성종합화학에 흡수합병 되면서 지금은 삼성종합화학지분 4.95%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 매각으로 화학계열 승계가 가장 유력했던 이부진 사장은 아직 명확한 승계 구도가 잡히지 않은 중공업·건설 분야인 삼성물산을 총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