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설 현장 근로자 85%가 공공 발주자의 불공정 관행이나 우월적 지위 남용 등 이른바 '갑의 횡포'를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최근 발간한 '공공 발주자의 불공정 계약과 우월적 지위 남용 실태 조사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85.3%가 "공공공사 수행 과정에서 발주자의 불공정 관행 또는 우월적 지위 남용 사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공공 발주자의 불공정 계약과 우월적 지위 남용 관행'으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발주자로부터 보상을 받은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발주자와 관계 악화 또는 후속 사업 영향 등을 우려해 시공자가 청구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설문 참여자 85.9%가 설계변경 불인정, 단가의 부당 삭감 등 설계변경 관련 피해를 당했지만 피해 발생 이후 계약에 의해 권리를 보상받은 경우는 16.4%에 그쳤다고 답했다.

또 참여자 76.3%가 "발주자 때문에 공기가 연장돼 비용이 늘어나는 경우 등에도 계약 금액을 조정하지 못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던 경험이 있다"고 답한 반면 "피해 발생 후 보상을 받았다"는 비율은 17.8%에 불과했다고 토로했다.

발주자 수행 업무를 시공자에게 전가하는 부당 특약에 대해 53.6%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지만 보상을 받은 경우는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원태 건산연 연구위원은 "발주자와 시공자의 대립과 갈등을 초래하는 계약 관리 관련 현안을 파악하고신의성실의 계약 원칙이 준수되는 상호 호혜적 관계를 회복하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