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그룹 재건의 꿈이 무너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건설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했지만 매각 무산과 동시에 물거품이 됐다. 유일한 희망인 금호건설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잇따른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시장에는 먹구름이 꼈다. 1967년 제일토목건축을 시작으로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금호건설이 위태롭다.<편집자주>
[금호건설 2020 시나리오②]벼랑 끝에 선 금호건설…텃밭 호남서도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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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건설과 금호어울림 CI./사진=금호건설 |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된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건설의 주택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분양단지들은 1순위 미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금호건설이 올해 전국에 분양한 금호어울림 단지는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2월)', '순천 금호어울림 더파크 2차(3월)', '다사역 금호어울림 센트럴(5월)', '나운 금호어울림 센트럴(5월)', '여주역 금호어울림 베르티스(6월)', '청수행정타운 금호어울림(7월)', '경산하양 금호어울림(9월)' 등 7곳이다.
이중 금호건설은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 경산 하양 금호어울림 등 2곳에서 청약 1순위 미분양이 발생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의 흥행 실패와 경산 하양 금호어울림 단지의 청약 미달은 금호건설의 주택사업 실적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호건설의 분양 부진은 올해 마수걸이 분양 단지였던 전남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부터 시작됐다.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전용면적 84㎡에서 53가구가 미달됐다.
호남지역 대표 건설사로 꼽히는 금호건설이 상반기에만 3개 단지에서 초라한 청약성적을 거둔 것이다.
◆경산 하양 금호어울림 84%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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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산 하양 금호어울림 투시도./사진=금호건설 |
아울러 금호건설이 가장 최근 분양한 경산하양 금호어울림의 경우 전 타입에서 미달사태를 빚었다.
경산하양 금호어울림은 59㎡ 단일 면적으로 타입 별로 △A타입 251가구 △B타입 124가구 △C타입 45가구 △D타입 99가구 총 519가구가 청약 종료 후에도 팔리지 못하고 남았다.
공급된 가구 수는 △A타입 317가구 △B타입 132가구 △C타입 54가구 △D타입 112가구로 총 615가구다. 분양 가구 수의 84%가 미분양으로 남은 셈이다.
경산하양 금호어울림의 낮은 청약률 원인은 열악한 입지 때문이다. 입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2023년에 개통이 예정된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역인데 단지에서 2.6㎞ 거리에 위치하게 된다.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인 하주초는 약 1㎞ 떨어져 있다. 단지가 84㎡ 단일 면적으로 구성돼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지 못했던 점도 낮은 청약률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두번째 원인은 주택브랜드 '어울림'의 가치 하락이다. 아시아나 항공 매각 불발로 금호건설의 자금력이 떨어진 가운데 벌써부터 예비 입주자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무건정성이 불분명한 시공사가 완공 날짜를 맞출 수 있을지, 입주 후 하자 보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실패하며 그룹 재건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만큼 주택사업의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금호건설 전체 매출 중 주택사업의 비중은 2017년 19.3%, 2019년 23.4%, 2019년 26%, 올해 상반기 32.8%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경산하양 금호어울림은 공공분양 아파트인만큼 청약 조건이 까다롭고 10월 예정된 정당 계약일까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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