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추석 연휴 직후인 내달 초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이 10월 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방안을 놓고 한미 간 조율 중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할 경우 4차 방북을 했던 2018년 10월 이후 2년여만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는 것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강 장관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물론 최근 우리 측이 제기한 ‘동맹대화’(가칭) 등 양국 현안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목적이 대선을 앞두고 더욱 강화하고 있는 ‘중국 견제’에 한국의 지지와 참여를 독려하는데 방점이 찍혔다고 전망했다. 특히 화웨이 제재 등에 한국의 동참을 압박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쿼드’(Quad) 4개국 외교장관 회담 전후가 될 것이란 점도 이에 대한 관측을 높이고 있다. 앞서 미국은 쿼드를 한국과 뉴질랜드, 베트남, 필리핀으로까지 확대한 ‘쿼드 플러스’를 언급하고, 인도·태평양판 나토 구상도 밝힌 바 있다.
지난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났을 때도 미국 측은 쿼드 플러스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최 차관이 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밝혔을 것이므로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을 만나 압박 강도를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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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이 2018년 10월 7일 4차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접견한 뒤 나란히 걷고 있다./미 국무부 트위터 |
그런 한편,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문이 11월 3일 미국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있어 북미 외교에서 깜짝 이벤트를 연출할 수 있다는 이른바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제기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코로나19와 수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에 인도적 지원 의지를 표명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동맹은 물론 북한과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이 미 대선을 앞두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대화 파트너로 지목하고 북한이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한 배경에는 김여정 1부부장이 지난 7월 성명을 통해 올해 북미 정상회담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도 “미 독립절 기념행사 수록 DVD를 갖고 싶다”고 말해 접촉 의사를 드러낸 것과 관련이 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북한 열병식이 예고된 노동당 당건 75주년인 10월 10일과 맞물리면서 북한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현재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당 창건 기념 열병식까지 준비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 등을 감안할 때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이다.
하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한반도 상황 관리도 중요한 만큼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하거나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김여정 1부부장을 워싱턴으로 초청했다는 일각의 주장이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미국이 북한을 향해 적극적으로 유화 메시지를 발신하는 지금 상황으로 볼 때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한을 앞두고 북미 간 실제 접촉이 있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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