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발 이후 각국 화폐수요 증가율 2~3배 상승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 및 결제가 증가한 가운데 현금수요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주요국의 화폐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주요 8개국(미국·)유럽연합·캐나다·일본·중국·호주·뉴질랜드·스위스)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코로나19 발발 이후 대체로 각국의 화폐수요(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평시 대비 2~3배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화폐발행잔액의 증가세가 2011년 초를 정점으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지난 3월 이후 다시 확대되는 상황이다. 주로 5만원권이 발생 증가세를 주도하면서 3월부터 8월중 환수율도 20.9%로 지난해(60.1%) 대비 급감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국에서도 최근 고액권을 중심으로 화폐 발행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 이후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위기 직전인 지난해 증가율 대비 2.4~3.0배 상승했다. 유럽연합과 캐나다, 일본은 같은 기간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지난해 대비 1.1~1.9배 올랐다.

공통적으로 올해 3월 이후 화폐 수요 증가세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일본과 중국, 뉴질랜드, 스위스의 경우 지난 7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미국과 호주, 유럽연합, 캐나다는 지속되고 있다.

   
▲ 자료제공=한국은행

이처럼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화폐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은 불안한 경제 상황에서 대응함에 있어 경제주체들이 안전자산 및 안전결제수단으로서 현금을 선호한 데 따른 것으로 예비적 화폐 수요 증가로 볼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특히 유럽연합은 200유로권 발행잔액 증가율이 12%를, 일본은 10,000엔권이 화폐발행잔액 증가분의 97%를 기록해 고액권을 중심으로 한 예비용 화폐 수요가 크게 늘어났음을 시사한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의 고액권 중심의 화폐 수요 증가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호주, 유럽 등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는 재난 등 위기시 현금에 대한 신뢰가 비현금지급수단보다 위에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금은 어떤 경우에도 안전하게 결제를 완료할 수 있고 가치를 안정되게 저장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