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그룹 재건의 꿈이 무너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건설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했지만 매각 무산과 동시에 물거품이 됐다. 유일한 희망인 금호건설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잇따른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시장에는 먹구름이 꼈다. 1967년 제일토목건축을 시작으로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금호건설이 위태롭다.<편집자주>
[금호건설 2020 시나리오③]금호건설 '정비사업' 조합원과 한마음 이룰까
[미디어펜=유진의 기자]'금호어울림' 주택브랜드를 앞세워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금호건설의 수주전선에 적색등이 켜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실패로 주택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재무건전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비사업 시장 퇴출설도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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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금호건설 |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실패하며 정비사업 시장에서 입지가 위축될 전망이다.
정비사업의 사업주체는 조합이고, 건설사는 시공사로 사업에 참여한다. 정비사업 시장에서 건설사의 역량은 곧 시공권을 확보하는 것이고,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총회에서 조합원들에게 선택을 받아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실패한 현 시점에서 조합원들이 우려하는 금호건설의 약점은 △재무건전성 악화 △브랜드 이미지 추락 △일반분양 실패 등이다.
먼저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되며 재정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비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시공사는 조합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 건설사가 조합 운영비 등 초기 자금을 대여하고 사업을 마무리한 뒤 회수하는 방식이다.
시공사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자금력이 부족할 경우 조합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최악의 상황에서는 사업이 중단되기도 한다. 조합원들이 금호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데 꺼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실패하며 하락한 금호그룹과 주택브랜드 '금호 어울림'의 이미지 하락도 조합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공사의 주택브랜드는 집값 상승의 핵심요인이며 이는 정비사업의 수익성과 연결된다. 때문에 조합원들은 '래미안'(삼성물산) '자이'(GS건설) 'e편한세상'(대림산업) 등 인기 브랜드를 선호한다.
조합원들의 브랜드 선호도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수주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건설사들은 고급화를 강조한 상위 브랜드까지 앞다퉈 선보이며 조합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와 대우건설의 '써밋' 등이 대표적이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서 금호건설의 투자 계획은 다소 늦춰질 수 있겠지만 다른 본질적인 현금흐름, 영업상황 등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주택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일반분양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비사업의 수익률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조합원분양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일반에 분양해야 한다. 선호도 높은 브랜드일수록 고분양가로 완판하기 쉽다.
올 상반기 금호건설은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분양한 3개 단지 모두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되는 수모를 겪었다. 심지어 경산하양 금호어울림의 경우 전 타입에서 미달사태를 빚었다. 경산하양 금호어울림은 59㎡ 단일 면적으로 타입 별로 △A타입 251가구 △B타입 124가구 △C타입 45가구 △D타입 99가구 총 519가구가 청약 종료 후에도 팔리지 못하고 남았다.
높은 분양가로 완판하기는 커녕 미분양을 남기게 될 경우 조합원들은 추가 분담금 폭탄을 맞게 된다. 여기에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규제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침체된 주택시장은 금호건설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를 확대시키며 시장 퇴출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호건설이 올해 수주한 '인천 효성새사미 재건축'의 경우 일부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인천 효성새미사재건축 한 조합원은 "금호건설이 개별적으로 홍보요원을 동원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조합원들을 현혹시켰다"며 "조합이 수차례 구두 및 공문으로 경고했지만 금호건설은 무분별한 홍보를 멈추지 않았고 결국 일부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 무효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건설 한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이 반대의견을 보이며 소송을 걸었지만 이후 원고측 소송을 취하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금호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현재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조합들이 시공사 교체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고 입을 모은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경우 조합원들의 신뢰가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결코 쉽지 않다"면서 "현재 수주한 단지들을 지키고, 향후 수주를 위해서라도 금호건설의 재무건전성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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