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관련 시장 규모 157억달러…올해는 코로나로 가파른 성장 전망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DHL·페덱스, CEIV 파마 인증 따내
국내 의약품 운송 시장 70% 점유 용마로지스, 실적 확대 기대
   
▲ 코로나19 치료제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길리어드사이언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개발이 완료되면 전세계 각지에서 운송을 담당할 '콜드체인' 업계가 호실적으로 낼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제약·바이오·물류 업계에 따르면 J&J·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화이자·바이오엔테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경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들은 전세계를 상대로 제약 사업을 벌이는 만큼 운송을 담당할 곳 역시 필요하다. 하지만 백신과 같은 의약품을 취급함에 있어 온도와 습도 조절 등 제반 조건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은 극저온 상태(모더나 -20˚C, 화이자 -70˚C)에서 보관·운송이 요구되며 시장 조달까지 시급성을 요한다. 특히 백신이나 인슐린은 상온에서 변질될 우려가 크다. 특성상 빠르고 많은 양을 수송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 만큼 화물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항공사들이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는 모습. /사진=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의약품 항공운송 품질 인증(CEIV Pharma)을 따낸 상태다. IATA의 'CEIV 파마'는 의약품 항공 화물 운송업체의 전문성을 증명하는 국제표준 인증이다. 운송 전문가들이 △의약품 운송 절차 △보관 시설 △장비 △규정 등 280여개 항목을 평가해 인증서를 발급한다는 전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의약품 항공 운송 시장은 최근 10년 간 연평균 5.4%의 시장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차세대 물류 분야"라며 "CEIV 파마에서 가장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은 온도 관리 능력"이라고 전했다.

   
▲ DHL·페덱스 화물기./사진=각 사


독일 DHL도 '메디컬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운영함으로써 시장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DHL은 2012년 5월 국내에 이 제도를 도입했다. 문자 그대로 약품을 빠르게 유통시켜주는 서비스다.

DHL코리아 관계자는 "주요 제약사·바이오텍·병원·CRO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며 "바이오·케미칼의약품·약품 원료·코스모슈티컬(기능성화장품)·수의약·백신·시약·의료기기·사람, 동물, 식물로부터 추출한 혈액·혈장·혈청 소변·DNA·RNA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바이오 물질 운송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과 관련, 그는 "글로벌 230여개국 중 12-13위 규모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과 투자 계획에 대해 DHL코리아 측은 "라이프 사이언스·헬스 케어 시장이 매년 30% 넘는 고성장을 하고 있다"며 "시장의 성장성과 동반해 메디컬 익스프레스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라이벌 특송사 페덱스도 지난해 5월 콜드체인 배송 솔루션 '메드팩 VIoC'를 출시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페덱스 관계자는 "제약산업에서 배송 중 온도 변화로 인한 제품 손실 규모는 약 150억 달러 이상 발생한다"며 "공급망에서의 가시성·제어능력을 높여 동시에 안전성·규정 준수도 보장한다"고 했다.

   
▲ 용마로지스틱스 배송 차량./사진=동아쏘시오그룹


국내 의약품 운송 시장 70%를 차지하고 있는 동아쏘시오그룹 물류 전문 회사 용마로지스도 코로나로 인한 콜드체인 시장에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은 향후 30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배포할지 제약사에 맡길지 정해둔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의약품 콜드체인 환경을 구축해둔 용마로지스가 혜택을 보는 건 일정 부분 기정사실화 됐다는 평가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7~2023년 사이 콜드체인을 요하는 의약품의 성장률은 59%로 보인다"며 "향후 세포 치료제 산업 성장과 언택트를 선호해 용마로지스·동아쏘시오홀딩스의 고성장이 기대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제약업계의 전체 물류비용은 880억달러로 이 중 콜드체인 물류비는 157억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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