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O 리그 순위표에 처음 보는 광경이 등장했다. 제9 구단 NC 다이노스가 1위, 제10 구단 kt 위즈가 2위에 올랐다. 2020시즌 KBO리그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NC는 29일 열린 SK 와이번스와 창원 홈경기에서 3-0으로 승리, 파죽의 9연승 행진 속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요즘 분위기로는 NC의 한국시리즈 직행이 거의 굳어진 듯하다.

이날 kt는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원정경기에서 4-1로 이겼다. 이 승리로 kt는 이날 KIA 타이거즈에 6-10으로 패한 키움 히어로즈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kt는 67승 1무 50패로 키움(71승 1무 53패)보다 승차에서는 반게임 뒤진다. 하지만 승률에서 kt가 0.5727로 키움(승률 0.5726)에 근소하게 앞서 2-3위 순위가 바뀌었다. 경기수 차이가 kt를 반게임 차 뒤진 2위로 만들었다.

   
▲ 순위표 1, 2위에 올라 있는 NC 이동욱 감독, kt 이강철 감독. /사진=각 구단


NC는 창단 후 일찍 강팀으로 자리잡아 1군리그 참가 2년차였던 2014시즌부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 4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에 올랐다. 2018년 최하위로 떨어져 절치부심한 끝에 지난해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이번 시즌에는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나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NC의 1위 질주는 놀랍지만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kt가 2위까지 치고 올라온 것은 이변에 가깝다. 2015년 1군리그에 제10 구단으로 뛰어든 kt는 3년 연속 꼴찌를 하며 막내 티를 벗지 못했다. 2018년 9위로 처음 탈꼴찌에 성공했고, 지난해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가능성을 엿보였지만 올해 이렇게까지 선전할 줄은 몰랐다.

특히 kt는 6월까지만 해도 7~9위를 오르내리며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투타에서 점점 균형이 잡혀가면서 차근차근 상위팀들을 제치고 마침내 2위까지 맛봤다.

kt는 비록 2위에 올랐지만 1위 NC와 6.5게임이나 벌어져 있다. 3위 키움에는 오히려 반게임 뒤지고 2게임 차 4위 LG의 추격을 경계해야 한다. 첫 포스트시즌 진출은 거의 확정적이지만 순위는 아직 장담 못한다.

하지만 NC와 kt가 정규시즌이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1, 2위에 나란히 자리한 것은 분명 KBO리그 역사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KBO리그 전체 판도가 새 판 짜기 국면으로 접어든 신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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