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시카고 컵스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4)가 잘 던지고도 홈런 한 방에 무너졌다. 컵스는 지독한 타선 침체로 가을야구에서 조기탈락했다.

컵스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NLWC) 2차전에서 0-2로 졌다. 지난 1일 1차전에서 1-5로 패했던 컵스는 2연패로 일찍 짐을 쌌고, 2연승한 마이애미가 디비전 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컵스 선발로 다르빗슈가 나섰다. 전날(2일) 예정됐던 2차전이 악천후로 하루 연기돼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었지만 다르빗슈는 6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마이애미 타선을 봉쇄했다. 

   
▲ 사진=시카고 컵스 SNS


하지만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7회초 2사 후 개럿 쿠퍼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고 흔들렸다. 다음 맷 조이스에게 2루타를 맞았고, 미겔 로하스를 고의4구로 거르며 마그네우리스 시에라와 승부를 택했지만 초구에 우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결국 다르빗슈는 6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 성적을 남기고 물러났다. 호투한 편이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컵스 타선은 마아애미와 똑 같은 5안타 5볼넷을 기록했지만 타선 응집력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무득점에 그치며 영패를 당했다. 컵스는 이번 와일드카드 시리즈 2경기에서 1차전 4안타를 치며 1점을 뽑아낸 것이 득점의 전부일 정도로 타선 침체가 심각했다. 

다르빗슈로서는 3년만에 등판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과거 '사인훔치기 피해' 악몽은 어느 정도 떨쳐내는 호투를 했다.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참가했던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3차전과 7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다르빗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타선에 철저히 공략 당해 1⅔이닝 4실점, 1⅔이닝 5실점하고 조기 강판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 꿈이 다르빗슈의 부진투로 좌절됐는데, 휴스턴이 당시 조직적인 사인훔치기를 했다는 사실이 지난해 뒤늦게 밝혀진 바 있다.

다르빗슈는 사인훔치기에 당하며 가을야구에서 부진했던 모습은 벗어났지만 컵스의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한 경기 등판만으로 2020년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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