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빌보드차트 1위라는 사상 초유의 대기록을 세운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반 청약이 5일과 6일 이틀간 진행된다. 무려 58조원을 끌어 모으며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던 카카오게임즈를 빅히트가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아울러 상장 이후 방시혁 대표는 ‘K팝 재벌’에 등극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반 청약이 시작됐다. 열기는 아주 뜨겁다. 청약 개시 한 시간 만에 증거금이 2조원 이상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가장 많은 청약 물량이 배정된 NH투자증권에서 집계된 청약 경쟁률은 21.49대 1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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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신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에서 청약 경쟁률은 각각 36.55대 1, 28.90대 1로 나타났다. 청약 배정 물량이 가장 적은 인수회사인 키움증권의 경쟁률은 21.90대 1이다. 청약 신청 주식 수로 산출한 증거금은 4사를 합쳐 약 2조 7000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에서 마찬가지로 큰 관심을 받았던 카카오게임즈는 일반 청약 첫날에 증거금 약 16조 4000억원을 모집했었다. 이번에 빅히트가 카카오게임즈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인지는 증권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물론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것은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이미 이번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증거금으로 1억원을 넣어도 2주 이상은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온다. 예를 들어 이번 청약에서 100조원의 증거금이 몰린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1억원을 넣어도 1주밖에 못 받는다. 빅히트의 공모가는 13만 5000원이고 일반 공모 주식 수는 142만 6000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히트 청약에 대한 열기는 어마어마하다. 이번 일반 청약을 앞두고 증시 대기성 자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63조 100억원)와 투자자 예탁금(54조 8186억원)의 합계가 117조 8286억원에 달했다는 집계가 나와 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빅히트의 코스피 상장은 K팝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분기점이 될 공산이 크다. 빅히트의 공모가액 기준 시가총액은 4조 8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빅3’(JYP·YG·SM)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액수(3조 2600억원)보다 큰 액수다. 빅히트의 상장과 함께 엔터업계는 빅3가 아닌 ‘1강 3중’으로 재편된다는 의미다.
빅히트의 방시혁 대표가 회사주식을 무려 1237만 7337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문화예술업계 뿐만이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큰 화제다. 공모가(13만 5000원)를 기준으로 한 방 대표의 지분가치는 무려 1조 670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하는 이른바 ‘따상’이 나올 경우 상황은 다시 한 번 달라진다. 이때 방 대표의 주식 가치는 4조 3444억원까지 올라간다.
이는 대한민국 ‘주식부자’ 1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약 4조 2000억원)보다도 주식 재산이 많은 ‘K팝 재벌’이 탄생하게 된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빅히트 상장은 엔터업계의 위상을 높여놓는 사건이 될 것”이라면서 “공모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IPO 시장의 열기를 달궈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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