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하도급 대금을 후려치고 원청이 부담해야 마땅한 비용을 하청업체에 떠넘긴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신한중공업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하도급업체 상대 '갑질'을 한 한진중공업은 과징금 1800만원을 부고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하도급 업체에 선박·해양 플랜트 제조를 맡기면서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를 한 신한중공업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한진중공업에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18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조선 자회사인 신한중공업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6개 사내 하도급 업체에 작업을 위탁하면서, 2016년부터 착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하도급대금을 전년 대비 7% 깎았다.

종전 단가 72억원이었던 하도급대금은 67억원으로 5억원으로 후려쳤다.

신한중공업은 2015년 말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되자 '영업이익 7% 목표 달성안'을 만들어 협력사에 적용되는 임률단가를 일률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는데, 공정위는 일괄적으로 단가를 인하할 정당한 사유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하도급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봤다.

신한중공업은 또 2016년부터 2018년 9월까지 7개 사내 하도급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총 계약금액의 3% 이내 수정·추가 작업은 본 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한다'는 조건을 부당하게 붙였다.

원청이 원해 추가하는 작업의 비용은 신한중공업이 부담해야 하는데도, 위 조건을 이용해 추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2014년 1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76개 하도급 업체에 9931건의 제조 작업을 위탁하면서, 하도급 대금 및 작업 내용이 적힌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지연 발급했다.

공정위는 하도급대금 단가 인하액(법위반 금액)이 5억원을 넘는 등, 사안가 중대해 신한중공업을 검찰에 고발했다.

다만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지난 6월 30일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만큼, 과징금 부과 시 협력업체가 배상받을 돈이 적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아울러 공정위는 한진중공업에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8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의하면, 한진중공업은 2017년 8월 'S148호선' 공사를 할 업체를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선정하면서, 최저가(4억 2000만원)를 써낸 업체와 추가로 협상을 해, 대금을 4억 1000만원으로 깎았다.

신한중공업과 마찬가지로 하도급업체가 수정·추가작업을 하느라 발생한 비용을 업체에 떠넘겼고, 공사가 시작한 이후에야 하도급대금 등이 적힌 서면 계약서를 발급했다.

공정위는 다수의 신고를 받고 2개 조선사를 상대로 직권조사를 벌여, 이런 혐의들을 적발했다.

공정위는 지난해와 올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과징금을 물리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고, 10월에는 이번 신한중공업과 한진중공업 등 중형 조선사를 제재했으며, 대우조선과 같은 대형사 제재도 앞두고 있다.

장혜림 공정위 제조하도급개선과장은 "조만간 대우조선 관련 전원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불공정한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하고 공정하게 법적 제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