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토지만 포함된 개별공시지가가 토지와 주택을 모두 포함한 개별주택 공시가격보다 높게 책정되는 ‘공시가격 역전현장’이 전국 단독주택 390만호 가운데 30%인 117만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치동, 도곡동, 삼성동 등 서울 강남 지역에서도 전체 단독주택의 12.8%에서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감사원 감사결과와 자체적으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산정 자체의 문제가 많은 공시가격으로 세금을 부과하면 결국 피해를 받는 건 국민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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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사진=유경준 의원 페이스북 |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등 조세 부담뿐만 아니라 지역 건강보험료 부과기준, 기초연금대상자 판단기준, 기초생활보장대상자 판단기준, 취업 후 학자금장기상환 대상자 판단기준 등 총 60여개의 항목에서 활용되고 있다.
유 의원은 “기재부는 부동산 거래 분석원같은 감시조직 설립에 앞서 잘못된 공시가격 산정으로 피해를 받는 국민을 구제하는 ‘공시가격검증센터’를 먼저 설립해야 할 것”이라면서 “공시가격 문제는 세금문제로 직결되는 만큼 소관 부처를 국토부에서 기재부로 이관해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특히 공시가격의 역전현상 문제가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조세법률주의’와 ‘조세평등주의’를 위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헌법 59조에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을 법률로 정한다’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즉, 세율 조정은 국회의 논의와 동의를 엄격히 거쳐 법률개정 등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시가격은 세율변동과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음에도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국토부 장관의 권한만으로 결정되고 있어 위헌적 소지가 다분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헌법 제11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의 평등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세금영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돼 ‘조세평등주의’를 실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말 시세반영비율을 인상하면서 아파트의 경우 △시세 9억원 미만 68.1% △9억~15억원 70% △15억~30억원 75% △30억원 이상 80% 등으로 집값에 따라 반영 비율을 달리 정해 ‘조세평등주의’를 훼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도 차등적 공시가격 적용이 조세평등주의 부합 여부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유 의원은 “국회 동의 없이 결정한 공시지가로 인해 재산세 종부세는 물론 준조세 성격의 건강보험료까지 크게 오르고 있다”며 “위헌적 요소가 다분한 공시가격에 대해 위헌소송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민적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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