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벤투호와 김학범호 '형제 대결' 1차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9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A대표팀vs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자웅을 겨룬 것은 24년 만이다. 지난 1996년 4월 21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박종환 감독의 국가대표팀과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이 맞대결을 벌인 이후 처음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파가 소집 제외된 가운데 벤투호는 이날 김지현(강원)을 원톱에 세우고 나상호(성남), 한승규(서울), 이동경(울산)을 2선에 배치했다. 중원에는 손준호(전북), 이영재(강원)가 포진했고 수비는 김태환(울산), 권경원(전북), 원두재(울산), 이주용(전북)이 책임졌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김학범호는 조규성(전북)이 공격 선봉에 서고 측면에 송민규(포항), 조영욱(서울)이 포진했다. 김동현(성남), 정승원(대구), 이승모(포항)가 미드필더로 나서고 포백 수비는 강윤성(제주), 정태욱, 김재우(이상 대구), 윤종규(서울)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송범근(전북)이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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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축구협회 |
집안 싸움이고 친선전이었지만 양 팀은 각자 자존심을 걸고 초반부터 치열하게 맞붙었다. 거친 태클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형님들이 먼저 매운맛을 보였다. 전반 14분 이동경이 좌측으로 오버래핑해 들어가는 이주용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이주용은 수비수들을 따돌리며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드리블해 오른발 슛을 날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2015년 이후 5년만에 대표팀에 발탁된 이주용이 복귀전에서 멋진 골을 터뜨렸다.
김학범호는 강한 압박으로 반격에 나서 송민규의 헤딩 슛 등으로 골을 노렸지만 전반에는 골을 만들지 못했다.
각각 6명까지 교체가 가능했던 경기. 벤투호는 후반 들면서 이정협, 이동준(이상 부산), 윤빛가람(울산)이 동시에 교체 투입됐다. 김학범호는 전반 멤버 그대로 후반을 시작했다.
김학범호가 후반 5분 만에 균형을 맞췄다. 송민규가 수비수 3명을 따돌리는 개인기를 발휘해 왼발슛으로 벤투호 골문을 열었다.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송민규의 데뷔전 데뷔골이었다.
분위기를 휘어잡은 김학범호가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13분 정승원의 오른발 슛을 조현우가 쳐냈지만, 쇄도하던 조규성이 머리로 골문 쪽으로 볼을 보냈는데 권경원의 발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리드를 잡자 김학범 감독은 엄원상, 김대원, 한정우, 오세훈을 동시에 투입했고 후반 22분에는 김진야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벤투 감독은 김인성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엄원상의 슛이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김학범호가 달아날 기회를 놓치자 벤투호 형님들이 자존심 만회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벤투호의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44분 이정협이 해결사로 나섰다. 역습 찬스에서 김인성이 돌파 후 내준 패스를 이정협이 오른발 슛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양보 없었던 형-아우의 첫번째 대결은 이렇게 2-2 무승부로 끝났다. 양 팀은 오는 12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여 최종 우열을 가린다. 1차전은 A대표팀의 홈경기로 진행됐고, 2차전은 올림픽 대표팀의 홈경기로 열린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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