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1~4등급 대출 비중 건수 93.59%, 금액 98.46%
카카오뱅크, 누적 중금리대출 2조 돌파…활성화에 기여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카카오뱅크가 고신용 대출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활성화’라는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누적 중금리대출 공급 금액이 2조원을 돌파하면서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입장이다.

   
▲ 사진=카카오뱅크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 기준 누적 중금리대출 공급 금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고 전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월 출시한 ‘사잇돌대출’을 시작으로 지난해 목표한 1조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도 9월말 기준 사잇돌대출 9100억원,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금리대출 ‘중신용대출’ 1120억원을 공급한 것이다.

이는 지난 9일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이 신용등급 1~4등급 사이 고신용자에 쏠려있다고 지적한 이후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년 출범할 당시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 사이의 중금리대출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2018년 10월 ‘중금리대출 발전방안 간담회’를 통해 2019년부터 매년 1조원 이상의 중금리대출 상품을 공급해 서민들의 이자부담 경감 등 서민금융 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고신용 대출에만 치중하며 중금리대출 시장을 외면하고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위주의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진교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건수는 1~4등급 비중이 93.5%에 이른다. 5~6등급은 5.54%, 7등급 이하는 0.87%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1~4등급 신용대출 금액 비중은 98.46%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1~4등급 신용대출 건수 비중은 2017년말 87.95%에서 △2018년말 89.16% △2019년말 92.83% △2020년 6월말 93.59%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는 대출이 거절된 중·저신용자 고객들에게는 ‘제휴사 대출 추천 서비스’를 KB국민카드, 한국투자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 JB우리캐피탈, 롯데캐피탈 등 연계된 금융사를 추천해주고 있다.

배진교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형태가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다면 이들에게 특혜를 줄 이유가 없다”며 “중금리 대출 일정 비율을 강제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제2금융권 기업들과 협약을 맺어 중·저신용자 고객들이 좀 더 나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볼 수 있는 연계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는 직·간접적인 채널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 가운데 하나인 중금리대출 활성화와 포용적 금융 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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