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혁 전 감독을 '자진 사퇴시켜' 야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가 운명의 6연전을 맞는다. 이번주 키움의 6연전은 사실상 시즌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키움 구단은 지난 8일 손혁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발표하며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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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현 감독대행(가운데)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감독 교체였다. 당시 키움은 팀 순위 3위였다. 한때 2위를 달리며 NC 다이노스와 선두 다툼을 벌이던 키움이 9월 반타작도 못하고(12승1무14패) 10월 들어서도 2승4패를 하고 있었으니 부진이라면 부진한 상황이었다.
그렇다 해도 초보 감독으로서 상위권 성적을 이끌어온 손혁 감독을 정규시즌 불과 12게임 남겨둔 상황에서 갈아치운 것은 야구계와 팬들의 공분을 샀다. 구단 발표는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질'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손혁 감독이 구단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허민 의장과 갈등을 겪은 것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결정적 원인이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감독대행을 김창현 코치에게 맡긴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프로 선수 경험도 없고,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다 올해 처음 코치를 맡아 현장 경험이 일천한 35세의 김창현 감독대행이다.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싸움 와중에, 포스트시즌 큰 경기도 앞둔 시점에 김창현 감독대행 카드가 합리적인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김창현 감독대행 체제 하에 키움은 4경기를 치러 2승 2패를 기록했다. 감독 교체 당일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1위팀 NC를 10-7로 꺾으며 달라진 분위기를 보이는가 했으나, 이어진 꼴찌 한화와 주말 3연전에서는 1승 2패로 밀렸다. 손혁 감독이 물러날 당시 3위였던 순위는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이번주 키움은 kt와 수원 원정 3연전, 두산과 고척돔 홈 3연전을 갖는다. 소화한 경기수가 가장 많은 키움은 이번주 6연전을 마치면 144경기 가운데 142경기를 치러 단 두 경기만 남는다. 20일부터 잔여경기 일정에 돌입하면 키움은 2주간 단 두 경기(23일, 30일 두산전)를 1주일 간격으로 치른다. 자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어 이번주 6연전에서 무조건 최대한 많은 승수를 벌어놓고 마지막 두산과 두 차례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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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키움 히어로즈 |
그런데 6연전 상대가 직접적으로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3위 kt, 5위 두산이다. 두산과는 잔여경기 일정에서도 두 번 더 맞대결을 벌인다. 공교롭게도 키움은 kt에 1경기 뒤져 있고, 두산에는 1경기 앞서 있다. 만약 kt전에서 2승 1패로 앞서면 승차를 지우고 3연승하면 순위 역전을 할 수 있지만 1승 2패나 3패로 밀리면 승차는 더 벌어진다. 두산전에서는 루징시리즈를 기록할 경우 추격을 당해 4위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
키움의 현재 전력은 들쑥날쑥이다. 요키시와 브리검 두 외국인 원투펀치는 건재하지만 불펜은 최근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박병호가 부상에서 복귀했으나 아직 타격 컨디션을 찾지 못한 가운데 이정후는 슬럼프에 빠져있다.
13일부터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관중 입장이 재개된다. 키움을 향한 야구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져 있어, 응원전에서도 키움은 상대팀에 밀릴 수 있다. 선수단 내부적으로 분위기를 다잡고 시즌 최후의 승부처가 될 이번 6연전에서 총력전을 펴야 하는 키움이다. 구단의 충격적인 감독교체와 김창현 감독대행의 지도력은 이번 6연전 결과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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