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조현우(29·울산)가 빛나는 선방쇼로 아우들을 울리고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A대표팀)은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스페셜매치 2차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U-23 대표팀)을 3-0으로 눌렀다. 이동경, 이주용, 이영재가 릴레이 골을 넣어 거둔 완승이었다.

이 경기 벤투호 승리의 일등공신은 따로 있었다. 바로 골문을 지킨 조현우였다. 조현우는 수 차례 실점 위기에서 놀라운 반사신경과 정확한 판단으로 수 차례 슈퍼세이브를 했다. 조현우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A대표팀은 실점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 사진=더팩트 제공


조현우는 전반 조규성의 헤더와 이유현의 대포알 중거리슛, 후반 오세훈의 두 차례 골과 다름없는 예리한 헤딩슛, 김대원의 강력한 슛을 모두 쳐내고 막아냈다. 관중 입장이 재개돼 이날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은 2천여 팬들은 조현우의 슈퍼세이브가 나올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1차전에서도 조현우는 A대표팀 골문을 지켰다. 하지만 당시엔 2골을 허용했고 2-2로 비겼다. 조현우는 송민규에게 골을 내줬고 한 골은 자책골이었다. 어쨌든 아우팀과 대결에서 2번이나 골문을 개방해준 것은 조현우의 체면이 상하는 일이었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소집하면서 조현우 외에 구성윤(대구FC), 이창근(상주상무)을 골키퍼 자원으로 선발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친선경기임을 감안하면 1차전에서 골문을 조현우가 지켰으니까 2차전은 다른 골키퍼를 기용해 기회를 주거나 기량을 점검해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2차전도 조현우에게 골문을 맡겼고, 교체없이 풀타임을 뛰게 했다.

벤투 감독이 승리를 원했기 때문이다. 1차전을 23세 이하 대표팀과 맞붙어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A대표팀 사령탑의 승부욕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번 2연전에는 승리팀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하는 포상이 걸려 있어, 벤투 감독은 필승 카드로 조현우를 내세웠다. 그리고 조현우는 확실하게 벤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대표팀 승리의 수호신이 됐다.  

이날 경기 후 김학범 감독은 "조현우가 너무 잘해서 득점을 못했다"고 조현우의 잇따른 선방을 칭찬했고, 두 차례 결정적 헤딩슛이 조현우에게 모두 막힌 오세훈도 "현우 형이 득점(이나 다름없는 슛)을 잘 막았다"며 선배의 활약에 감탄했다.

이번 대표팀은 국내파로만 구성돼 일본 J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승규(가시와 레이솔)는 합류하지 못했다. 조현우와 김승규는 대표팀 넘버1 골키퍼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쳐왔다. 이날 올림픽대표팀과 경기에서 '빛현우'는 넘버1 골키퍼로 손색없는 활약으로 스스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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