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특수통 위주로 검사 18명을 투입한 전담 수사팀을 통해 금융계→고문단→정관계로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망을 넓히고 있는 검찰의 행보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 장막에 갇혀있다'는 평가를 듣는 서울중앙지검이 그동안 수사가 지지부진했다는 비판을 불식하고 사건의 실체, 의혹의 정점을 어디까지 파헤칠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검찰지청 하나를 한 사건에 투입하는, 특별수사본부에 준하는 인력 배치라는 평부터 '눈 가리고 아옹'·'살아있는 정권 핵심을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까지 나온다.
1조 2000억원대 펀드 사기 및 불법 투자금 조성 혐의로 16일 1심 1차공판에 들어가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 피의자 5명과 관련해, 검찰은 이들로부터 자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 전 국장을 소환 조사했다.
|
|
|
▲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윤모 금융감독원 전 국장이 10월 14일 다른 건의 뒷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관건은 이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윤석호 변호사의 아내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 외에도 옵티머스와 연루된 청와대 직원이 또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고, 의혹의 또다른 핵심 인물인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가 잠적해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이다.
검찰의 향후 수사 리스트는 여러 명으로 좁혀진다.
우선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잠적한 정영제 전 대표다. 정 전 대표의 신병 확보가 우선인 가운데 로비스트로 지목된 신모 전 연예기획사 대표와 기모 씨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옵티머스 설립자이자 여권 인맥을 이용한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 검찰은 범죄인 인도를 추진하고 있다.
사모펀드 설립 제안 및 법률 자문 등 옵티머스 고문단과 관련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 또한 수사가 불가피하다.
법조계에서는 옵티머스 사건과 같은 대형 금융비리 배후에 정관계에 영향력이 큰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을 거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검찰은 이미 확보한 로비 문건 중 정치인의 실명이 없다고 전했지만 향후 수사가 진척되는대로 어떤 인물이 튀어나올지 미지수다.
또다른 변수는 재판 진행 과정에서 불거지는 피의자들의 진술이다.
16일부터 시작하는 옵티머스 사건 재판에서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와 이동열 이사, 윤석호 이사가 각기 어떤 진술을 내놓느냐에 따라 수사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서로가 법적 책임을 떠넘기는 가운데 이들의 입장 차이로 정관계 배후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수 있다.
앞서 김 대표는 '문건에 적시된 정관계 로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향후 자신이 궁지에 몰리면 이에 대한 입장을 번복할 수도 있다. 옵티머스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이 어디까지 밝혀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