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조 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 배후 전주이자 '정관계 로비'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입이 화제다.
16일 김봉현 전 회장은 옥중 자필 입장문을 통해 자신이 여당 인사뿐 아니라 야당 인사에게도 금품 로비를 했으며 현직 검사도 접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김 전 회장의 폭로 내용이 중대한 사안'이라고 맞장구치면서 검찰이 아닌 법무부가 직접 나서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락현 부장검사)는 로비 의혹에 휩싸인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로비 자금 흐름에 집중하고 있는 검찰은 앞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을 소환한데 이어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민주당 현역 의원(비례대표),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출신인 김모 씨도 조사할 계획이다.
|
|
|
▲ 1조 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세간의 이목은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김 전 회장의 입에 쏠려 있지만, 법조계 일각은 일희일비하지 말고 이를 냉철히 바라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김 전 회장이 쏟아낸 폭로는 그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 관련 재판이 워낙 많아 향후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익명을 요구한 지검장 출신의 한 법조인은 본지 취재에 "신빙성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김봉현의 폭로는 폭로에만 그칠 일"이라며 "라임 사건 담당검사가 술접대 받았다는데 사실관계 확인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 발족 전에는 추미애의 법무부가 감찰에 나설 것이지만 김봉현은 정작 진상 규명에 필요한 사실관계는 자신의 자필 입장문에 한 줄도 적지 않았다"며 "생각해 보라. 피의자가 자신이 검사에게 접대했다는 진정서 한장이면 검사가 수사를 중단하고 오히려 수사를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라임 사태의 본질은 1조 6000억원이라는 피해 규모를 낸 권력형 게이트라는 점"이라며 "당장 다음주 19일과 22일 서울중앙지검 및 서울고검, 대검 국정감사가 있는데 거기서 김봉현의 자필 입장문을 근거로 여당이 대대적인 공세에 들어갈 것이 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한 법조인 또한 본지 취재에 "주변인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이미 기소된 이들의 공판도 진행 중이라 로비 의혹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조 친노 핵심으로 꼽히는 이상호 민주당 부산사하을 지역위원장의 경우 16일 첫 공판이 열렸다"며 "이제 시작이다. 김봉현에게서 대가성 금품을 받고 기소된 이들말고도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의 재판에 나올 증인만 2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김봉현은 자필 입장문에서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를 직접 경험하면서 대한민국 검찰개혁은 분명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핵심 피의자가 검찰개혁 운운하는게 맞는 말인지 싶다"며 "본인이 밝힐 사실관계가 있으면 입장문을 통해 주장만 하지 말고 직접 근거를 들이밀고 해당 인사를 밝히는게 최선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라임 사태 관련 재판이 현재 다수 진행 중인 가운데, 대검찰청은 추미애 장관의 감찰 지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이 터트린 라임 사태 정관계 로비 의혹, 진짜 몸통은 누구일지 검찰이 그 진상을 규명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