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사장 두 차례 소환…'중징계' 가능성 대두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올해 국정감사에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정영채 사장이 두 차례 소환되는 등 책임론이 대두되는 모습이다. 이미 금융당국이 중징계를 예고한 만큼 정 사장의 거취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조원대 펀드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NH투자증권이 농협중앙회와 계열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치권의 공세에 직면했다.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등에 대한 국감에서는 NH투자증권의 펀드 판매 행위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미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도 출석한 바 있는 정영채 사장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도 수차례 코너에 몰리는 모습이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NH투자증권의 상품 판매된 과정에 대한 질문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옵티머스 측의 상품을 접하게 된 경위 등과 관련해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의 전화를 받고 담당자에게 접촉해보라고 메모를 넘긴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정 사장은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경영진이 금융상품 판매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로 제도화돼 있다"고 말한바 있다. 16일과는 답변에 뉘앙스 차이가 있어 더욱 집중적인 공세에 시달렸다. 단, 정 사장은 업무 특성상 자산운용사로부터 전화가 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옵티머스 관계자와 만난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장이 상품승인소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품을 고르고 선택하는 사람이 동일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견제 기능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일련의 과정이) 완벽했다면 사고가 안 났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기존 2년간 8000억원이 유통된 상품이라 (의심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한편 함께 출석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전반적인 제도 개편 방안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상품판매 결정 과정에서의 ‘외압’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상품을) 하루 만에 실사해서 상품소위원회에 올리고 바로 결정했다"며 "외부에서의 부탁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렇게 신속하게 허위·엉터리 실사가 진행될 수 있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국감은 옵티머스 관련 이슈로만 도배되다시피 할 정도로 정 사장에게 많은 질문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원들이 농업·농촌 질의도 하길 바란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정영채 사장은 작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지금까지 성공적인 경영활동을 펼치며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2022년 봄까지 임기가 남아있지만, 옵티머스 사태가 갈수록 크게 번져감에 따라 의외의 변수에 직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금융감독원은 NH투자증권 측에 중징계를 예고한 상태”라면서 “라임 펀드 관련 징계가 선례로 작용할 경우 정 대표에게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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