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주식시장 최대의 화제를 모으며 수많은 투자자들을 유입시킨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연일 부진한 모습이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시점에서부터 조금씩 야기된 공모주에 대한 의구심이 빅히트에서 구체화되면서 남아있는 4분기 신규상장주들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 주가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5일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한 빅히트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할 것이라는 일각의 낙관론이 무색하게도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늘 오전 장에서는 결국 주가가 20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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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문제는 이와 같은 하락세가 언제 멈출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에도 차이가 큰 만큼 빅히트의 ‘적정주가’를 산정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기관이 보유한 빅히트 주식이 앞으로 한 달 안에 대량으로 풀릴 예정이라 주가 하방요인은 늘어날 조짐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앞으로 한 달 안에 의무보유 기간을 마치고 시장에 풀리는 기관투자자 보유 빅히트 주식은 약 152만 7000주 규모다. 이들 주식은 기관이 이번 공모에서 배정받은 총 428만 2000주 중 35.68%에 달한다. 이 중 약 1만 3000주는 의무보유 기간이 15일, 약 26만 2000주는 1개월로 돼있다.
이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현재 유통 중인 빅히트 주식 670만주에 합쳐지게 된다. 현재 물량의 약 23%에 해당하는 주식 수가 섞이는 셈이다. 이미 상장된 보통주 외에 상환전환우선주 약 88만 8000주도 언제든지 보통주로 전환돼 추가 상장이 가능해 물량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의무보유 해제의 영향은 지난달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한 달 뒤인 지난 12일 1개월 의무보유 기간을 끝낸 물량이 시장에 나오자 주가가 7.36% 급락한바 있다.
이미 빅히트 급락의 여파는 시장 안팎에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빅히트를 계기로 주식투자에 나선 초보 투자자들도 많아 주식을 ‘환불’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번 쇼크가 모처럼 찾아온 신규상장주들에 대한 열기를 꺼트릴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카카오게임즈에서 시작돼 빅히트에서 가시화됐다”면서 “떠들썩한 분위기와는 달리 수익률은 낮다는 인식이 퍼지면 공모주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의 열풍을 배제하더라도 4분기는 원래 신규상장이 잦은 시기다. 현재 예비 상장기업의 숫자만 해도 약 30개사에 달하고, 심사 중인 기업도 50개가 넘는다. 10월에만 해도 빅히트 상장 이후 매주 2~3개의 공모주 청약이 이뤄진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많은 상장준비 기업들이 카카오게임즈‧빅히트 상장에 맞춰 기업공개를 서둘렀다”면서 “내년에 LG나 카카오 계열사들이 상장하기 전까지 ‘대어급’의 상장은 뜸한 만큼 이번 쇼크가 공모시장에는 꽤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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