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건’ 포함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사건’ 이성윤에 달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20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현재 상황에서 수사지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라임 사건’을 포함해 윤 총장의 부인과 장모 등 ‘가족 사건’ 등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법무장관의 수사지휘 필요성을 밝히면서 “신속하고 성역을 가리지 않는 엄중한 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 과정에서 사전보고 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강 대변인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에 관해 청와대는 장관에게 지시하거나 장관으로부터 행사 여부를 보고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청와대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 정부를 지휘 감독하지만 수사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존중될 필요가 있어서 그동안에도 법무부 장관과 수사기관의 수사 직무에 개입하거나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전에 성역 없는 엄중한 수사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자료 요청이 있을 경우 비공개 자료라고 할지라도 검토해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말씀드린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추 장관 명의로 윤 총장에게 ‘라임 로비의혹 사건 및 검찰총장 가족과 주변 사건 관련 지휘’라는 제목의 수사지휘 공문을 송부했다. 해당 사건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과 대검찰청이 지휘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대상 사건은 최근 의혹이 불거진 라임 사태 관련 검사 비위 등 의혹 외에도 윤 총장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건들이 4개나 포함됐다. ▲주식회사 코바나컨텐츠 관련 협찬금 명목의 금품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의혹 ▲요양병원 관련 불법 의료기관 개설, 요양급여비 편취 등 의혹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의혹이다.

이에 따라 윤 총장 가족 관련 의혹 수사는 향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책임 아래 전개될 전망이다. 해당 사건의 강제수사 착수는 물론 기소 여부 등을 이 지검장이 최종 결정하는 권한을 갖게 되고, 경우에 따라 윤 총장을 수사 대상으로 직접 겨누는 것도 가능해졌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추 장관이 3개월만에 두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강하게 반발하며 법무부장관 경질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의 입장 발표로 문 대통령은 사실상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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