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3분기 '리딩금융' 타이틀 수성할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저금리가 장기화 속에서도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과 주식 등 투자 열풍이 만들어낸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등에 따른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연합뉴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금융지주들의 실적발표가 이어진다. 시장에선 KB‧신한‧하나‧우리금융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합산 순이익은 3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지주별로 실적전망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와 저금리 장기화에도 대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신용대출 급증에 따른 수익성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달에 비해 9조6000억원이 늘었다. 지난 8월(11조7000억원) 역대 최대 규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공모주 청약에 이은 주식‧부동산 시장으로의 투자 열풍이 꺼지지 않으면서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다. 실제 지난 7월 3조7000억원이던 신용대출은 8월 5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KB금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4.1% 증가한 9790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며, 지난 2분기 탈환한 ‘리딩금융’ 타이틀을 수성할 것으로 관측한다.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푸르덴셜생명 실적이 3분기부터 반영되면서 예상했던 실적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지주들의 실적호조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될수 있을지 여부는 그다지 밝지 않다. 금융당국이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대출에 급제동을 걸면서다. 당국은 이미 자율적인 형식이라고는 하지만 은행권에 신용대출 총량을 제한할 것을 주문한데 이어 조만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부분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DSR은 대출 심사 때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등 차주가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다. 현재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을 넘는 주택을 담보로 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DSR 40%가 적용된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의 여파에도 올해 3분기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용대출 증가세가 수익성을 견인했기 때문인데, 은행권 대출에 대한 당국의 관리가 강화되면서 4분기부터 대출 증가속도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