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서 인수 승인하더라도 실질적 인수 고려 연내 불발 가능성 커
KB금융이 비은행부문을 키울 요량으로 LIG손해보험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을 우선했던 만큼 실제적으로 당국이 원하는 기준에 도달했느냐에 따라 승인여부가 결정될 만큼 인수 승인과정에서 돌발변수가 발생할 경우 연내 승인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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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신임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의 KB금융에 대한 검사를 통해 지배구조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한 후 승인여부를 결론지을 예정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과 관련해 검사팀을 꾸려 부분검사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금감원의 감사가 다음주께 마무리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 6월 LIG손보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지난 8월 금융위에 승인심사를 요청한바 있다.
하지만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은 멈춘 상태다. 그간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로 인한 회장-행장간 파워게임으로 지배구조의 금이 갔으며 이를 방관했던 이사회에도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의 사임으로 지배구조의 그늘이 거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예상과 달리 지배구조체제의 심각성이 여전히 상존해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를 지켜보는 KB금융은 물론 LIG손해보험 양측 모두 속앓이만 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승인요청을 해놓은 상태라 우리는 당국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 밖에는 없다"면서 "아직 협상에 있어서도 변동의 여지가 있고 당국의 결정에 따라 변수 작용이 많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LIG손보도 인수 지연으로 인해 난감한 것은 마찬가지다. 당장 내년도 사업계획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확실히 정해진 것이 없어 직원들은 우왕좌왕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IG손보 노조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승인 여부에 대해 어떠한 결정을 내려주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이 가장 힘들다"며 "고객들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혼란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은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데 광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KB금융지주의 이름을 달고 나가야할지 LIG손해보험으로 광고를 내보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에서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통해 KB금융지주가 LIG손보 인수 요건에 맞는지 엄격히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KB금융지주 회장 사퇴 등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시스템면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며 "내부적으로 임직원이 지켜야할 기준과 어떤 기준 설정하고 준수하는지 감독방법, 재발방지 등 내부통제 부분과 경영 지배구조, 이사회 등 지배구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 것" 이라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어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인수 결정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며 "사모펀드는 수익구조가 단순하지만 금융지주 같은 경우는 규모가 크고 관련 법령이 많아 검토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금융위에서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말처럼 올해를 넘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하지만 금융위에서 인수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인수하는데에는 몇달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안은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