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교과서 가격조정명령에 대해 출판사들이 부당하다며 낸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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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도서출판 길벗 등이 교육부장관과 경기·대전·부산·울산시 교육감을 상대로 낸 가격조정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4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다른 출판사들이 제기한 유사 소송 4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교육부는 교과서 기준부수의 산정방식 등 조정 가격의 산정방법이나 구체적 산출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또 처분서에도 처분근거규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만큼 처분의 이유제시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기준부수는 조정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임에도 이 사건 고시는 기준부수의 구체적인 산정방식을 마련해 두지 않았다. 이는 교육부에 의한 자의적인 기준부수 산정 및 조정 가격 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출판사들의 예측가능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지난 2월 교과서 가격결정에 부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교육부 장관이 심의를 거쳐 출판사에 가격조정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이에 교육부는 출판사들에게 교과서 희망가격의 50~60% 수준으로 값을 낮출 것을 권고, 출판사 측은 "부당한 조치"라며 교과서 공급·발행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2014학년도 초등 3~4학년과 고등학교 전 학년의 검정교과서 30종 175개 중 171개에 대해 가격조정 명령을 발동했다.

출판사들은 이에 반발해 "교육부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법원에 잇단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현재 총 4건의 유사 소송은 서울행정법원에 계류 중이다. [미디어펜=류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