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권광석 은행장 연임에도 무게 실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이 본격적인 인사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금융권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사태의 장기화 등 불확실한 내대외 경영환경을 감안해 ‘변화’보다는 조직의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각 사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달 3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은 가운데 이어 허인 KB국민은행장도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조직의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리더십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가다.

업계에선 윤 회장이 연임을 무난하게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취임 이후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내면서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1조4010억원이었던 KB금융 순이익은 2017년 3조3110억원으로 늘은 데다 이후 지난해 3년 연속 3조원대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여기다 2015년 현대증권(현 KB증권)과 2016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의 수익 다변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는 푸르덴셜생명까지 인수하면서 생명보험 분야의 포트폴리오도 강화했다.

허 은행장은 다음달 21일부터 새 임기를 시작하면 국민은행 역사상 첫 3연임이 된다. 앞서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지난 20일 허 행장을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허 행장을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금융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을 위해서는 검증된 리더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게 대추위의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 사태에도 1조246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여기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나 라임사태 등 금융권에 불어닥친 각종 금융사고에도 휘말리지 않으면서 허 행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선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에도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글로벌 당기순이익은 3702억원으로 전년대비 15%이상 증가한 데에는 ‘국제통’인 진 행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올 상반기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수익은 1590억원으로 전년대비 20.4% 증가했다.

권 행장의 경우 내년 3월이면 1년의 임기가 종료되지만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한 신뢰 회복과 내부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