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공급 당기고 월세 공제 확대 검토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전세시장 악화에 따른 여론이 거세시자 민심 달래기 위한 대책을 이번주 내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기존 부동산 정책의 방향은 유지하면서 전월세 관련 부분을 일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도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당장 전세시장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26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난 심화에 따른 여론 악화를 고려해 이르면 이번 주 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집값 안정을 위한 기존 정책과 배치되지 않고 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과도 충돌하지 않는 방향으로 잡겠다는 것이다.

앞서 2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난을 겪는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월세 세액공제는 서민들의 주거비 경감을 위해 월세 지출액 가운데 일정액을 연말 정산 때 공제해주는 제도다. 

월세 세액공제 확대는 부작용이나 기존 정책과의 충돌 우려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연간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가 전용면적 85㎡ 이하 또는 공시가격(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에 거주 중일 때 월세액의 10% 범위에서 최대 75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2018년 기준 공제를 받은 인원은 약 34만명으로 전체 월세 세입자의 7%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더라도 전세 세입자는 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 다른 전세 대책으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시기를 앞당기거나 공공분양 물량의 일부를 임대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공급을 서둘러도 착공부터 입주까지 최소 2년이 걸리는 만큼 현재의 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데에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정부의 전세 대책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도록 유도했다. 주택 구입에 따른 세제 지원이나 근로자·서민을 위한 주택자금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는 주로 매매시장 침체기에 사용했던 카드이고, 지금처럼 과열된 시장에선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3일 “과거 10년간 전세대책을 다 검토해 봤지만 뾰족한 대책이 별로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표준임대료를 도입하거나 전월세 상한제 등을 신규 임대차 계약에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되자 홍 부총리가 선을 그었다. 표준임대료는 지방자치단체가 임대주택의 적정한 임대료 수준을 정하는 제도인데 관련 자료 구축에만 1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전세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입주물량도 적어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만약 이를 고려해 정부가 공공물량을 임대로 돌려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당시 일시적 효과는 있지만 이또한 공급이 부족해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을 팔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처럼 하면서도 양도세를 낮추지 않으니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내놓을 이유가 없을 것이고, 수요·공급도 맞지 않아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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