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지반침하, 일명 '싱크홀'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서울 도심지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지하매설물 파손이나 굴착공사 등 인적요인으로 인해 주로 발생했으며 규모도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 사진=뉴시스

범정부 민관합동TF는 4일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학계·연구기관 전문가 및 중앙부처, 지자체 공무원이 함께 마련한 '지반침하 예방대책(안)'을 보고하고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민관TF에 따르면 서울시에서만 최근 4년간 197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발생 원인으로는 △지하매설물 49% △굴착 20% △지반약화 14%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피해면적 4㎡이상은 15건(7.6%)으로 조사됐다.

지하매설물의 파손과 매설불량으로 인한 싱크홀이 가장 흔하지만 매설물 깊이(평균 1.2m)가 낮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올 8월 발생, 길이80m·폭5m·깊이5m), 인천시(2012년 2월, 직경35m·깊이5m) 등에서 발생한 중대형 싱크홀은 지반을 고려하지 않은 부실시공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송파와 인천 등에서 발생한 중대형 싱크홀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특이한 사례"라며 "대규모 침하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지하개발의 증가, 지하시설의 노후화 등 점증하는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하공간 안전관리에 필요한 컨트롤 타워 부재는 지적사항으로 떠올랐다.

민관TF는 부처별 지하시설물, 지하수 등 많은 지하공간 정보가 구축되어 있으나 보유기관이 다양하고 관련 법령도 제각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15개의 지하공간 정보를 11개 법령에 따라 4개 중앙부처(국토부, 환경부 등)가 총괄 관리 중이다.

따라서 부처마다 분산되어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지반침하에 관한 전국 통계를 구축·관리하는 등의 총괄법령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지하공간의 안전에 대한 관심 및 관리 부족도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지하수위, 계측 등 설계·시공기준은 시공대상 시설물의 안전만을 고려할 뿐 인근 지반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아 안전관리에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지하수 개발, 폐광 붕괴 등 특수한 지반침하와 달리, 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지반침하는 단순 파손으로 인식되어 사회적 관심도 부족한 실정이다. 그동안 지반침하는 계속 발생해 왔으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복구에 급급해 왔기 때문에 관련 통계도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관TF는 "육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지하공간의 특성으로 지하공간 정보를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체계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며 "지하공간 안전대책이 임시방편이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법령 제정 등을 통한 제도화된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반의 안전확보를 위한 기술개발(R&D)을 추진 중이며 내년도 지반침하 관련 R&D 예산 42억원을 반영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