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비용 2조1352억원 제외시 3Q 영업익 1조8210억원...예상치 상회
중국, 엘란트라·ix35·미스트라·투싼 등 신차 출시에 딜러망 개선
인도, 신형 i20 출시 및 생산성 향상으로 크레타 등 수요 대응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3분기 세타2 엔진 등 품질 관련 충당금으로 2조1352억원을 지출하며 3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충당금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4분기 수익성 개선과 중국 등 판매가 부진한 지역에서의 사업 정상화로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한국과 미국 시장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점유율이 상승했고 품질 관련 비용 등 1회성 비용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면서 "SUV와 고급차 중심으로 판매믹스가 개선돼 긍정적인 실적 모멘텀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을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했으나 품질 관련 비용으로 2조1000억원이 반영되며 8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감안하면 이날 발표된 3138억원의 영업손실은 기대 이상의 선방으로 평가된다.

실제 세타2 엔진 등 품질 관련 충당금 2조1362억원을 제외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821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5000억원 이상 상회한다.

이철곤 현대차 IR팀장(상무)은 "지난해 3분기도 세타2 엔진 집단소송 관련 비용 지출이 있었지만, 이를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1조620억원)과 비교하면 올 3분기 실질 영업이익은 71.5%(7590억원)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특히 이번에 최악의 비용지출 상황까지 감안해 충당금을 산정, 앞으로 추가적인 비용지출 등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상현 전무는 "2018년 이후 3분기마다 반복적으로 이어진 품질비용 이슈로 주주들께 염려를 더해드려 송구스럽다"며 "향후 추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보수적으로 비용을 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4분기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수익성 강화 노력으로 3분기의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전무는 "4분기에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수요 회복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신차효과를 기반으로 이익 개선과 점유율 향상 및 손익 회복을 위해 노력해 (3분기) 손실을 최대한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4분기 신차 및 SUV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믹스 개선과 함께 중국, 인도 등 지역별 판매 정상화 방안 추진 등을 통해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경태 중국지원팀 상무는 "4분기 이후 출시될 신차 판매 확대가 베이징현대의 판매 턴어라운드의 시점이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에 수요가 높고 경쟁이 심한 C2(준중형 세단)와 SUV C 차급에 대해 신형 엘란트라(아반떼)와 중국 전용 SUV인 ix35 상품성 개선 모델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전용 D급(중형 세단) 차종인 미스트라 후속 모델, 신형 투싼을 통해 기존 볼륨시장에서 수요를 최대한 흡수하는 한편, 새로운 차급인 MPV까지 경쟁력 있는 신차를 연속 출시해 판매 확대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신형 엘란트라와 투싼의 경우 베이징모터쇼 출품을 통해 중국 현지에서 큰 호평을 받았고, 베이징현대 딜러 대상 사전 품평에서도 딜러들이 조속한 출시를 요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이 상무는 설명했다.

중국 현지 딜러 운영에 대해 이 상무는 "신차 위주의 판매믹스 개선을 통해 딜러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딜러 규모를 최적화 하도록 하겠다"면서 "기존 도매 중심 운영을 소매 중심으로 전환해 딜러들의 재고 부담을 최소화 하고 정상적인 시장 가격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도 시장의 경우 신형 크레타와 베뉴 등 SUV 차종을 앞세워 3분기 판매 호조를 4분기까지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인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중교통 기피 현상 등으로 2분기 락다운 이후 대기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구매로 이어졌고, 지난해 기저 효과까지 더해져 3분기 인도 시장 산업수요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SUV 차종의 판매 호조로, 3분기 판매는 전년대비 14% 증가해 시장점유율은 18%로 2위를 유지했다. 특히 신형 크레타는 3월 출시 이후 9월까지 약 5만3000대를 판매하며 차급 내 1위를 지속하고 있다. 2분기 17%까지 하락했던 가동률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3분기 88%까지 개선됐다.

구자용 IR담당 전무는 "4분기 인도 시장은 축제 시즌 성수기 영향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 이상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현대차는 신형 i20를 출시해 소형 승용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신형 크레타 등 SUV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SUV 리더십을 공고히 할 뿐 아니라 수익성 방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시장 잠재력이 큰 농촌, 지방도시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인도 시장 내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3분기 실적이 IFRS 연결 기준 △판매 99만7842대 △매출액 27조5758억원(자동차 21조 4865억원, 금융 및 기타 6조893억원) △영업손실 3138억원 △경상손실 3623억원 △당기순손실 1888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이라고 발표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