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의 별세 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 17.3%를 소유한 삼성물산의 주가상승이 특히 두드러진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으로 ‘배당금’이 부각되면서 기타 그룹주들의 주가도 부각을 받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5일 영면했다. 무려 6년의 와병기간이 지나면서 삼성그룹의 실질적 무게중심은 이재용 부회장에게로 넘어왔지만, 사망 이후 ‘상속’이라는 새 변수가 생기면서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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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상속세 처리 방법이다. 주식 상속세만 약 10조 6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재원 마련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건희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약 18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우선주,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주식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상속인들은 이 회장 보유주식 평가액의 약 60% 정도를 상속세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워낙 금액이 크기 때문에 상속세는 최대 5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재원 확보다.
시장 안팎에서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생명과 삼성SDS 등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런 한편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배당을 늘려 재원 마련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이로 인해 이건희 회장의 별세는 일반 투자자들에게까지 ‘삼성그룹주 재평가’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 별세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26일 삼성물산 주가는 무려 14%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 지분 17.3%를 기반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아우르는 존재감을 키워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실질적으로 그룹 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배당성향이 주주친화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삼성그룹이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의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어떤 형태의 변화든 삼성물산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전자 등의 배당성향도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26일 주가 추이를 보면 삼성생명이 3.80%, 삼성SDS가 5.51%, 삼성전자가 0.33% 각각 상승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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