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M&A통해 시너지 효과 기대는 글쎄… 증권사 수만 줄어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타개책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증권사 수만 눈에 띄게 줄어들뿐 합병 시너지에 대한 실효성은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증권업계는 두산그룹계열사인 비엔지증권의 폐업이 다가온 가운데 이달 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할 예정이어서 증권사 수가 60개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지난 6월 12일 서울 충정로 NH농협 본사에서 열린 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 앞서 임종룡(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양사 자회사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문을 닫는 증권사와 더불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이달 내 합병을 통해 HN투자증권으로 출범하고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이 합병하면 증권사 수는 50개 후반대로 정리된다.

이같이 증권사의 감소는 금융당국이 꽁꽁얼어 붙은 시장에 과열 경쟁을 줄여 증권업의 악화된 수익성을 되살리겠다는 의지에서  가속화 됐다. 금융위원회는 M&A를 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기업간의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그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인센티브 정책이 증권업에서 비교적 활성화가 적은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의 부분에 적용되기  때문에  M&A의 시너지 효과는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M&A를 할 경우 사모펀드, 헤지펀드 쪽에 규제를 완화해 주는 정책이 있다. 그러나 그 분야가 활성화 돼 있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정책 효과도 사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며 "현재 시장이 작은데 비해 증권사 과열 경쟁이 심해서 합병으로 수를 줄이는 것은 좋은 듯 하나 M&A에 따른 수익성 기대는 미약하다"고 설명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수석연구원 "헤지펀드 쪽에서는 정책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맞으나 그 효과가 가시화 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M&A로 두 증권사간의 자본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효과 역시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상 M&A로 시너지 효과를 보려고 하면 이종 업종간 서로 의기투합했을때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M&A는 두 가지 종류로 같은 업종과 다른 업종이 합쳐지는 것인데 동종의 경우 시너지 효과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 정책이 대형화 하는 쪽으로 자금을 몰아 증권업의 수익성을 올리겠다는 의도를 보이지만 수익성의 성장이 저조하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M&A를 선호하지 않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3일 정례회의를 통해 비엔지증권의 폐지 승인안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애플투자증권도 증권업의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했다. 또 한맥투자증권은 주문실수 사고로 이득을 본 미국계 헤지펀드와 이익금 협상 진행중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