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T 위즈와 LG 트윈스가 나란히 속쓰린 패배를 당했다. 두 팀은 28일 각각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와 연장 접전끝에 나란히 졌다. 2위를 두고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이 하위권 상대에게 일격을 당했는데, LG가 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KT는 KIA와 광주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열전을 벌이다 터커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3-4로 졌다.

잠실에서 한화와 접전을 벌이던 LG는 경기 중 KT의 패배 소식을 접했다. LG는 한화를 꺾으면 KT와 1경기 차로 벌릴 수 있었기에 더욱 경기에 집중했지만, 연장 11회까지 가서 송광민에게 결승타를 맞고 6-7로 역전패했다.

LG는 이날 한화전이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다. 멋지게 마지막 홈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2위에도 다가서는 기쁨을 누리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늦은 시각까지 구장을 지키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던 LG 팬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 29일 한화와 정규시즌 마지막 잠실 홈경기 후 LG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LG가 한화에 연장 11회까지 간 끝에 패한 직후였다. /사진=LG 트윈스


이제 그야말로 2위 싸움은 끝장승부가 됐다.   

현재 2위는 79승4무60패의 LG다. 3위 KT는 80승1무61패로 LG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뒤진다. 키움 히어로즈(80승1무62패)가 두 팀에 반게임 뒤진 4위이며, 5위 두산 베어스(77승4무61패)는 1.5게임 뒤져 있다.

2~5위 순위는 여전히 미정이다. 산술적으로 4팀 모두 2위가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LG가 한화에 패하며 만들어진 상황이다.

1경기만 남겨둔 LG는 자력으로 2위를 할 수 없게 됐다. 오히려 2경기 남겨둔 KT가 자력 2위가 가능하다. LG가 30일 SK와 최종전에서 이기더라도 KT가 한화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순위 역전이다. LG는 KT가 최소 1패라도 해줘야 2위를 할 수 있다.

LG가 최종전을 패하고 KT가 1패라도 할 경우 키움이 2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키움이 두산과 1경기 남은 최종전을 이기면 극적으로 2위를 차지하게 된다. 두산도 키움전 포함 남은 2경기를 다 이기고, LG와 KT가 다 지면 기적같은 2위를 차지하는 유일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

LG가 한화전에서 패하면서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것도 6-0까지 앞서던 경기를 추격당해 동점을 허용하고, 홈팀이 조금은 유리할 수 있는 연장 승부에서 패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더군다나 LG는 연장 11회까지 4시간 33분이나 한화와 싸워 한화의 전력을 많이 소모시켰다. 한화는 이날 밤 11시가 넘게 LG와 혈전을 벌이면서 10명의 투수를 쏟아부었다. 이렇게 진이 빠진 한화가 29, 30일 만나는 상대가 바로 KT다. LG로서는 한화를 이기지도 못하면서 KT에 오히려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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