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 배경엔 비은행 부문 약진 두드러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국내 금융지주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선방했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불확실한 환경속에서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국내 5대금융지주 본사 전경./사진=각 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하나금융도 비은행 부문의 약진으로 시장의 기대치보다 높은 이익을 냈다. 농협금융은 우리금융을 따돌리고 금융지주 4위 자리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238% 성장했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4.1% 증가한 1조1666억원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에선 신한금융보다 219억원의 이익을 더 냈다. 은행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견인할 수 있었던 것은 비은행 계열사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다.

최근 주식투자가 크게 늘면서 KB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338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50.6% 증가한 규모다. 여기다 자회사로 편입이 완료된 푸르덴셜생명의 염가매수차익 1450억원이 반영된 효과도 한몫했다. 염가매수차익은 피인수 회사가 자산 가치보다 저가에 인수됐을 때 발생하는 차익을 말한다.

신한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447억원으로 역시 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에선 간발의 차이로 KB금융에 1위자리를 내줬지만, 3분기 누적실적(2조9502억원)에선 KB금융보다 720억원 더 높은 이익을 냈다.

신한 역시 비은행 계열사가 효자노릇을 했다. 신한은행의 3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10.1% 감소한 6244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신한카드와 신한생명 등이 선전했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470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4% 늘었고, 신한생명은 1713억원을 동기간 56% 성장했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부분의 성장 등으로 당초 시장의 기대치(64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76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깜짝실적을 견인한 데는 비은행 부문의 계열사의 성장이 뒷받침됐다. 특히 하나카드는 전년동기보다 129.6%(646억원) 증가한 1144억원의 누적 연결 순이익을 기록했다.

NH농협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5505억원으로 작년동기대비(1540억원) 38.8% 성장했다. 누적 순이익은 1조460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 증가했다. 농협금융은 우리금융과의 격차를 벌리며 이익 기준 4위 금융지주로 자리를 수성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도 우리금융보다 3204억원 더 냈다.

우리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7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소폭 줄었지만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적립이 많았던 2분기에 비해서는 238% 증가했다. 비은행부문의 사업포트폴리오 강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