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정윤회·찌라시' 언급 공세적 반박…정씨·박지만 거론하며 '결백' 강조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정윤회 문건' 논란에 대해 '찌라시'라는 표현까지 언급하며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7일 박 대통령은 자신의 옛 측근으로서 '비선실세'로 지목받아 온 정윤회씨의 이름도 직접 거론하는 등 잇단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는 지난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한 차례 입장을 표명한 데서 한발 나아가 보다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오찬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박 대통령이 주변인물들의 국정농단 의혹에다 파장이 자신으로까지 튀고 있는 이번 사안에 대해 전혀 근거 없다는 자신감 속에서 '결백'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위원 등과 오찬을 가지면서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한 어조로 이번 논란을 비판했다.

정씨에 대해서는 "정씨는 이미 오래 전에 내 옆을 떠났고, 전혀 연락도 없이 끊긴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회동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통상적으로 세간에 도는 루머들을 모아 돌리는 사설정보지를 일컫는 은어인 '찌라시'라는 표현까지 직접 언급, 자신에게까지로 확산되고 있는 이번 의혹에 상당한 불쾌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일주일 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주로 문건 유출에 집중하면서 이번 논란의 핵심이 청와대 문건의 외부 유출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한 것과는 다른 기조를 나타낸 것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던 정씨를 처음 거론한 점도 주목된다. 이번 문건 논란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인사 지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정씨를 둘러싼 의혹을 전반적으로 부인한 셈이다.

이번 의혹의 또 다른 주체인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관련해서도 "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 당사자들인 정씨와 박 회장 양측 모두 현재 자신과 어떠한 부적절한 연관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더이상 불필요한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이같은 발언을 작정하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무리발언에서 "(나는) 어떤 경우도 흔들릴 이유가 없는 사람이고 어떤 것도 겁을 낼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무것도 겁날 일도 없다"고 한 것은 자신의 결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검찰이 수사에 돌입한 상황임에도 이 같은 언급을 했다는 것 자체가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다시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