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화 대외협력 상무 햄버거병 걸린 어린이의 어머니에 2019년 11월초 "터무니없는 주장"이라 했다가 11월 12일 합의...맥도날드 홍보대행사 과거 가습기 살균제 옥시도 맡아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 3일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한국맥도날드를 압수수색을 벌인 가운데, 한국맥도날드 측이 '햄버거병'과 관련해 언론에 발언한 것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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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화 한국맥도날드 대외협력 담당 상무./사진=한국맥도날드 |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11월초 햄버거병에 걸린 어린이 측과 치료와 건강을 위해 상호 합의했다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해, 관련 의혹은 일단락된 줄 알았다. 그러나 검찰이 본사 압수수색까지 벌인 게 의아하다는 업계 반응이다. 한국맥도날드 본사 직원들도 급작스러운 검찰의 압수수색에 당황스러웠다는 전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김형수 부장검사)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국맥도날드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식자재 관리 장부 등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2016년 맥도날드의 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은 자녀가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며 한 부모가 이듬해 7월 한국맥도날드 본사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맥도날드 측의 책임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2018년 2월 불기소 처분하고, 패티 납품업체 대표 등 회사 관계자 3명만 불구속기소 했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정치하는 엄마들' 등의 시민단체가 한국맥도날드와 패티 납품업체 등을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다시 고발했고,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맥도날드가 검찰 수사 중 직원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정감사에서 "허위진술 교사가 있었다면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며 재수사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후 검찰은 고발단체 법률대리인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11월초 햄버거병과 관련해 일부 언론과 가진 인터뷰가 시선을 끈다. [단독]으로 나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는 김기화 한국맥도날드 대외협력 담당 상무가 맡았다.
먼저 김 상무는 뉴시스, 이데일리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햄버거병에 걸린)평택시 A양 집을 여러 번 찾아가 어머니를 만나려고 했으나 만나고 싶지 않으니 공식 루트를 통해 연락하라"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상무는 A양 어머니의 주장에 대해 여러 의문을 제기했다.
김 상무는 "A양 어머니는 해당 버거 패티가 소 살코기 외에 오염된 내장을 갈아 넣은 것이어서 문제가 생겼다고 사건 초반 터무니없이 주장했다"라며 "그러나 그 패티 재료는 돼지고기여서 사실관계가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김 상무는 "잠복기도 처음에는 1~2시간 만에 복통을 일으켰다고 하셨다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서 HUS는 어린이 포함 24시간 이상 잠복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잠복기가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되자 이후 언론에는 이틀 만에 혈변을 봐 잠복기에 해당한다고 했다"라며 "하지만 잠복기를 판단하는 기준은 최초 증상이 얼마 만에 나왔냐는 것이고, 최초 증상은 반드시 혈변이 아니라 복통, 설사, 구토 등 최초로 나오는 증상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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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사진=한국맥도날드 |
이런 사실로 서울지검은 2018년 2월 한국맥도날드를 무혐의 처분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JTBC가 보도한 점장에 대한 허위 진술 요구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과 인터뷰한 전직 점장은 A양이 갔던 평택 매장의 점장이 아니다"라며 "맥도날드가 그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할 이유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그는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가 평택시 매장 점장이었던 것으로 착각해 맥도날드를 오해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햄버거병 논란으로 수년간 수천억 원의 피해를 보았고 회사도 직원들도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 11월 초에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햄버거병 의혹과 햄버거병에 걸린 어린이 측 등에 강경한 태도였지만, 돌연 11월 12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햄버거병 어린이 측과 합의했다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검찰이 다시 햄버거병 의혹으로 한국맥도날드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면서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이에 한국맥도날드 측에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편 형사2부는 국민건강과 의료 분야 전담 부서로,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한 부서다. 한국맥도날드의 현재 언론 홍보대행사는 플레시먼힐러드가 맡고 있다. 플레시먼힐러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 중심에 있었던 옥시레킷벤키져(옥시)의 홍보(위기관리)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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