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구조조정 속 인원감축에 노동조합 역할 미미

불황 속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한파에 따라 반사적으로 노동조합이 생존의 몸부림을 치지만 구조조정은 피할 길이 없다.

   
▲ 지난 8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2014년도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이 '관치금융 및 구조조정 저지! 복지 축소 분쇄! 2014 임단투 승리!'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 뉴시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 가입된 증권사 노동조합은 총 15개다.  지난 1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LIG투자증권의 지부 설립 총회 개최를 비롯해 올해 리딩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4개 노조가 더 설립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구조조정이 발생하면서 노동조합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업계의 구조조정에 대한 최후의 지지선 역할을 했다.  특히 올해 경제침체 속에 유난히 한파가 느껴지는 증권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서 노조의 투쟁이 가열됐지만 갈수록 온기가 시들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삼성증권이 470여명 줄인 것을 시작으로 유안타증권(구 동양증권)이 740여명 감원했다. 이어 대신증권이 407명, HMC투자증권이 212명, 우리투자증권과 합쳐지는 NH농협증권이 120명을 계속해서 구조조정해 나섰다. 또한 IBK투자증권 역시 지난 4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 증권사 임직원 수는 4만3091명에서 작년 말 1969명까지 감소했다. 올 3분기 말에는 3만7026명으로 약 4000명이 줄어 들었다.

이에 노조도 장외투장부터 온라인 카페 활동까지 넓히고 있지만 노조와 회사측의 협상테이블은 싸늘하기만 하다. 

노명래 HMC투자증권 노동조합 위원장은 "올해 구조조정에 걸린 사람 등은 주로 차장, 부장급이었다며 40대 중후반대"라며 "외환위기 이후 항아리형 인력구조 탓도 있지만 실적 부진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자르고 본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회사측에서는 노조를 부정하는 입장이다"라며 "작년 4반기에만 회사에 적자가 났고 올해는 흑자로 돌아섰다. 그런데도 회사가 사람을 짜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남현 민주노총 산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지부장은 "사측이 희망퇴직자를 받아 302명을 퇴직하도록 시켰으며 지난 8월 31일자로 23개의 영업점을 패쇄하고 있다" 며 "노조측은 이런 일련의 일들이 전부 구조조정의 과정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현재 지부로 돼 있는 노조는 18회차까지 단체 교섭을 하려고 했으나 사측은 이를 제대로 반영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며 "노조 사무실 제공등과 같은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하는데 있어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별도의 제2 노조는 지난주 수요일 사측과 협상을 맺어  12월17일까지 제2노조 가입자 중 신청자에 한해 300만원을 지급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반면, 큰 소득은 아니더라도 순조로운 노조도 있었다. 신상엽 KDB대우증권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고용안전 협약에 대해 제안한 바 있었으며 회사측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구조조정이라는 명분 속에 인력감축이라는 찬바람이 증권가를 몰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