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나라살림 적자가 108조원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국가채무도 처음 800조원을 넘어섰다.

구조적으로 세수가 부족한 9월에 4차 추가경정예산 자금이 집행됐기 때문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돈 들어올 곳은 없는데 돈 쓸 곳은 많은 나라살림이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월간 재정동향 11월호'를 10일 공개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정부 총수입은 354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 1000억원 감소했는데, 세수가 214조 7000억원으로 13조 4000억원이나 줄어든 여파다. 

특히 법인세(-15조 8000억원)와 부가가치세(-4조 3000억원)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수입이 7조 4000억원, 세외수입이 9000억원 늘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반면 정부 총지출은 434조 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조 8000억원이나 증가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4차례 추경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월 중 통합재정수지는 80조 5000억원 적자였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수지를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8조 4000억원까지 불어나, 매년 1~9월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다. 

작년 1~9월 적자(57조원) 규모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여파로 9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800조 3000억원으로 커졌는데, 역시 사상 최고치로, 작년 말(699조원)보다 100조원 넘게 불어난 규모다.

1~9월 재정적자와 9월말 현재 국가채무가 급증한 것은 9월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다.

올해 관리재정수지 누적 적자 추이는 6월(110조 5000억원)에 정점을 찍은 뒤, 7월(98조 1000억원)과 8월(96조원)에 다소 줄다가 9월(108조 4000억원)에 다시 불었다.

 9월 총지출(46조 1000억원)이 총수입(36조 6000억원)보다 훨씬 많아, 통합재정수지가 9조 6000억원, 관리재정수지가 12조 4000억원 적자를 냈다.

9월은 절대적인 세수 규모가 작은 달에 속한다. 세금 납부시기가 소득세는 5·11월, 법인세 3·8월, 부가가치세가 1·4·7·10월 등으로, 9월에는 중요 세금이 납부되지 않는다. 

따라서 해마다 9월에 관리재정수지가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결정타는 4차 추경 집행이었는데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등 4차 추경 자금을 집행, 총지출이 1년 전보다 9조원이나 늘었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수지나 국가채무가 예상한 경로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4차 추경 편성 당시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8조 6000억원, 국가채무는 846조 9000억원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