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코로나19와 미국 정권 교체 등으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올해 정기 인사에서 주요 기업들의 임원 승진 관문이 더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의 ‘2020년 100대 기업 직원 수 대비 임원 비율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은 직원 128.8명 당 임원 한 명꼴로 나타났다. 이는 128.3명보다 0.5명 많아진 것이다.
|
|
|
▲ 아침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진 9일 서울 광화문네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두꺼운 옷차림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4만7442명으로 지난해(85만3970명)보다 6528명 줄었다. 같은 기간 임원은 6655명에서 6578명으로 77명이나 짐을 쌌다.
올해 조사된 100대 기업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128.8명이다. 84만명이 넘는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중 0.77%만이 별을 달았다는 얘기다.
연도별 100대 기업 임원 1명 당 직원 수는 2011년 105.2명(0.95%)→2015년 106.8명(0.94%)→2018년 124.5명(0.8%)→2019년 128.3명(0.78%)으로 점차 증가해왔다. 올해는 지난 2011년 이후 임원 승진 가능성이 가장 낮아졌다. 대기업서 임원이 될 수 있는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임원에 타이틀을 달수 있는 가능성도 업종별로 제각각이다.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52.4명 당 1명 꼴로 임원 자리에 올라섰다. 타업종에 비해 비교적 임원이 될 기회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무역(66.5명), 석유화학(74.8명), 보험(81.3명), 건설(99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미만 중에서 별을 달 가능성이 있다.
이에 비해 유통은 직원 325.2명 당 한 명만 임원으로 등극할 수 있어 다른 업종보다 어려웠다. 조선·중공업(234.9명), 항공·해운(203명), 자동차(145.5명), 철강(180.7명), 전기·전자(130.4명), IT·통신(125.5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이상 중에서 임원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해운(작년 176.7명), 철강(174.5명), IT·통신(121.2명) 업종 등은 지난해보다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수가 많아졌다. 이들 업종은 상대적으로 작년보다 올해 임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더 멀어졌다는 의미다. 반면 보험(84.1명)과 증권(55.5명)은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수가 더 적어지며, 임원 승진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도 달랐다. 삼성전자(작년 100.6명→올해 101.7명), SK하이닉스(124.7명→189.5명), LG전자(125.8명→127.7명), 현대자동차(154명→150.1명) 순으로 나타났다. 4대 기업 중 현대차만 제외하고 임원 1명이 관리하는 직원 수가 지난해 보다 올해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기업에서 임원 수를 몇 명으로 할 것인지는 인력 운영 관리 측면에서 경영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 중 하나이다”며 “올해는 코로나19 등으로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다수 업종들이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수를 줄이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임원 숫자부터 축소하려는 경향이 다소 강해질 수 있다. 2021년 임원 인사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이 될 가능성은 올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