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이 연말을 앞두고 내부 대출 한도를 맞추기 위해 신용대출 중심으로 급격히 불어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계 신용대출 증가와 관련해 별도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추가 대책이 마련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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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일 홍 부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계 신용대출이 계속 증가하는 데 대해 “별도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은행권의 대출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은행권은 지난 9월 ‘신용대출 증가세를 조절하라’는 금융당국의 구두 경고에 따라 연말까지 월 2조원 이내로 대출 증가폭을 조절하겠다는 ‘신용대출 자율관리’에 들어갔다. 상품별 한도를 줄이고, 일부 우대금리 조건을 삭제하면서 신용대출 증가세가 주춤했으나 10월 들어 다시 증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57조5520억원으로 전월(649조8909억원) 대비 7조6611억원 늘었다.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은 128조8431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4563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 증가폭(4조705억원)과 비교해선 급증세가 다소 진정된 상태이지만, 9월 증가폭(2조1121억원)보다 다시 늘었다.
연말을 앞두고 은행들이 내부 대출 한도를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가운데 홍 부총리의 발언 등으로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실제 은행들은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양새다.
농협은행이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한다. 이에 따라 비대면 전용상품인 ‘올원 직장인대출’과 ‘올원 마이너스 대출’ 상품의 우대금리가 0.2% 포인트 줄어든다.
하나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일부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내부적으로 정해둔 한도 소진이 임박함에 따라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 우리은행도 한도 대출 한도를 맞추기 위해 최근 MCI, MCG 대출을 중단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당장 대출 제한이나 중단 계획은 없지만 이미 지난 9월과 10월 일부 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조정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고객에게 기존 고객에게 적용한 신용대출 DSR 120% 기준을 신규 고객과 같은 100%로 내렸고, 국민은행은 집단신용대출 DSR을 70%에서 40%로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