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때리기'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
국민의힘, 새인물과 정권 탈환 고대하는 보수층 기대 못미쳐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구도의 판을 흔들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양강 구도’를 무너뜨리면서 그야말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11일 발표된 한길리서치 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는 윤 총장(24.7%), 이 대표(22.2%), 이 지사(18.4%) 순이었다.

여권의 양강 주자인 이 대표와 이 지사가 지지율 20% 안팎에서 머무는 상황에서 윤 총장의 급부상은 차기 대권구도를 ‘3자 구도’로 굳혀가고 있다. 

   
▲ 한길리서치가 11일 발표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24.7%를 기록했다./사진=한길리서치 홈페이지 캡처

윤 총장은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여권 인사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작심 발언을 쏟아낸 지난달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지지율이 급등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를 링크하고 “이게 다 추미애 덕”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의 ‘윤석열 때리기’가 오히려 윤 총장의 존재감만 높여줬다는 발언으로 보인다.

진 전 교수는 “윤 총장 지지율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낙연, 이재명 지지율의 정체”라며 “일단 노출이 너무 일찍 돼서 신선미가 떨어진 데다가, 친문 눈치 보느라 제 목소리를 못 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총장 지지율 1위야 뭐 그렇다 쳐도 이 대표, 이 지사는 구조적인 원인에서 비롯되는 치명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를 바라보는 여야의 속내는 복잡하다. 

민주당은 사실상 ‘윤석열 때리기’가 오히려 윤 총장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위기 속에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국민의힘이 사라졌다”며 “현직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도 처음이지만 제1야당 대선후보가 아예 순위에 없다는 것도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윤 총장의 국민의힘 대선주자 블로킹 현상은 국민의힘 입장으로서는 사실 미칠 일”이라며 “가뜩이나 힘겨운 도토리 후보들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또 “윤석열 입장도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현미경 검증만 불러올 뿐이다. 정치권에 뛰어들 처지도 못 되고 가족 의혹만 부각되기에 본인도 괴로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지만, 윤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아니라는 점이 딜레마다.

즉, 야권 지지층에서 갈수록 힘을 받는 윤석열 대망론은 새 인물과 정권 탈환을 고대하는 보수층의 갈증에 당이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 그리고, 정권 교체를 바라는 마음이 얼마나 크신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런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아직도 대안 인물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야권의 무기력함을 적나라하게 보여드려 제1야당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서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좀 더 노력하고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대안 인물을 세우고 신뢰를 회복한다면, 미국 (대통령) 선거처럼 정상 국가로 돌아가기 위해 반문연대 세력에게 국민들께서 힘을 실어주실 것이라는 확실한 희망을 보여주셨다”며 “절차탁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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