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해외 투자기업들에게 한국 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점차 떨어지는 모습이다. 규제강화와 노사관계 불균형 심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서는 투자환경 개선 및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재계에 따르면 2018년까지 증가세를 이어오던 외국인 직접투자(신고기준)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3% 감소한 23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9월까지 누계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4.7% 감소한 128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이 같은 외투기업의 투자 감소는 2019년부터 외투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조치 폐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루어진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수요 위축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도입 등 기업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외투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 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속적 규제 강화 등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외투기업 투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기준 외국계 기업이 우리 수출과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4%, 5.5%다. 이들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적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 감소는 성장 둔화와 고용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제도 개선 등 정책당국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우선 국내 투자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의약 및 그린뉴딜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글로벌가치사슬재편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경제외교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노사관계 불균형이 외투기업 외연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제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GM은 노조의 부분파업 영향으로 부평공장 투자 계획을 보류했다. 일부에서는 시장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도 노조와의 관계 유지가 핵심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노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전날 “한국 시장에 남길 원한다”며 “노조와 대화를 통해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모두 노사 관계에 따라 경영 계획을 전면 재검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제품경쟁력과 생산성이 하락하면 양사가 손실을 감수하고 국내 생산 거점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노사균형이 국내 기업은 물론 외투기업의 투자 확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노사간 힘의 불균형 심화로 관계가 악화되면 양측 모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노사균형,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배상근 한경연 전무는 “노사관계의 균형을 위한 제도 정비작업 없이 일방적으로 노조의 단결권만 강화할 경우 노동시장이 더욱 경직화될 수 있다”며 “협력적 노사관계는 노와 사의 선의가 아닌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 있을 때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