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하는 카드사 민원건수 집계방식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7개 카드사 가운데 우리카드만이 가맹점 관련 민원을 비씨카드의 민원으로 넘기고 있어 타 카드사들의 민원건수 집계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분기 신한·삼성·현대·KB·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주요 카드사 7곳의 총 민원건수는 1264건으로 집계됐다.
7개사의 평균 민원건수는 180.5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우리카드는 105건의 민원건수를 기록해 평균을 크게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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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2·3분기 7개 카드사 민원건수/그래프=미디어펜 |
직전 분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카드는 지난 2분기 119건의 민원건수를 기록해 7개사 가운데 가장 낮은 민원건수를 기록다. 이는 평균인 204.7건에 비해서도 한참 모자른 수치였다.
지난 1분기엔 더욱 차이가 극명했다. 유일하게 두자릿수를 기록한 우리카드의 1분기 민원건수는 단 90건에 그쳤다. 평균 179.2건을 기록한 7개사 가운데 우리카드는 현저히 낮은 민원건수를 자랑했다.
이같은 우리카드의 단순 민원건수 비교는 타 카드사의 집계 방식과는 차이가 있어 '꼼수'라는 지적이다.
우리카드는 비씨카드에 카드 프로세싱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이에 민원건수 집계 역시 가맹점 관련 민원은 우리카드가 아닌 비씨카드로 집계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에서 분사했으며, 이전까진 비씨카드에 상당 부분의 업무가 이관돼 있었다. 우리카드는 분사 시점부터 비씨카드에 이관돼 있던 업무를 순차적으로 가져오며 대부분의 민원 역시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초기엔 비씨카드에 업무위탁을 맡기며 민원 역시 비씨카드에서 담당했으나 전반적인 민원이 회원들과 관련된 부분으로 순차적으로 우리카드 소관으로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현재와 같은 민원건수 집계 방식을 바꿀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가맹점과 관련된 민원은 프로세싱 업무를 담당하는 비씨카드로 넘어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와 같은 민원건수 집계 체제에서 변화되는 부분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선 결제망 사용 시스템 인정 여부를 두고 해석이 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의 경우 사실상 비씨카드 가맹점과는 계약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가맹점과 관련된 민원은 우리카드가 책임질 수 없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카드 뿐만 아니라 비씨카드의 카드망을 별도로 사용하고 있는 모든 금융사가 해당하는 문제"라며 "민원건수 집계 방식에서 타 금융사와는 다른 방식이 적용된다는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 민원건수 자체가 금감원이 실시하는 금융사 종합검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이다.
민원은 질적평가가 아닌 양적으로만 평가하는 현재의 검사 방식에선 우리카드가 타 카드사에 비해 민원건수가 적게 잡힐 수밖에 없는 구조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민원건수는 매분기 여신협회의 소비자공시를 통해 공시되고 있고, 단순 건수로만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수치를 오인할 소지도 적지 않다는 비판이다.
실제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민원건수 집계 방식에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야한다"며 "현 체재와 같은 방식은 소비자들이 충분히 오인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사별 민원건수를 정확하게 판별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금융당국의 역할"이라며 "정확한 정보 전달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꼼수를 부리는 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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