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승우(신트트라위던)와 백승호(다름슈타트) 등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올림픽대표팀의 이집트 원정 친선 2연전에 합류하면서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 희망과 함께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김학범 감독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한 테스트는 아마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얘기했다. 유럽파의 경우 김 감독이 앞으로 직접 경기력을 체크할 기회가 없어 이집트에서 갖는 이집트, 브라질과 경기에서 자신을 최대한 어필해야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이집트전에 출전한 이승우.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13일 새벽(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인터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집트와 '이집트 3개국 U-23 친선대회'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2019 아프리카  U-23 네이션스컵 챔피언 이집트를 맞아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골키퍼 송범근의 수 차례 선방 덕에 간신히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김학범 감독은 이 경기에 이승우, 백승호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김정민(비토리아 SC), 김현우(이스트라)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출전시켰다.

이들은 모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만큼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가운데 이승우와 백승호가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승우는 A대표팀 멤버로 러시아월드컵까지 출전했지만 김학범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한 것은 처음이었다. 보여줘야 할 것이 많은 이승우였다. 백승호는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와 중심 역할이 기대됐다.

초반에는 활발한 모습이었다. 이승우는 중앙과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빠른 드리블 돌파, 센스 있는 패스를 선보였다. 백승호는 중원에서 완급 조절을 하며 패스로 공격 루트를 찾기 위해 애썼다.

   
▲ 이집트전에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백승호. /사진=대한축구협회


하지만 이집트가 주도권을 잡고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이들의 존재감이 옅어졌다. 이승우의 돌파는 막혔고, 백승호의 패스는 정확하지 않아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정우영, 김정민, 김현우 등 다른 유럽파들도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탓인지 실전 감각이 떨어진 한계를 드러냈다. 후반 들며 교체 투입된 천성훈(아우크스부르크)도 인상적인 플레이는 펼치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후반 20분 이승우, 김정민을 뺐고 후반 26분에는 김현우도 교체됐다. 백승호와 정우영은 경기 막바지인 후반 44분까지 뛰고 물러났으나 끝까지 화끈한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이날 이집트전에서 유럽파들은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두 번의 마지막 기회'에서 이제 브라질전(14일 밤 10시) 한 경기만 남았다. 누가 내년 도쿄올림픽 무대로 갈 것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유럽파들은 브라질전에서 더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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