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연경(32·흥국생명)이 경기 중 비매너 행동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센 가운데, 김연경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개인 SNS에 "배구는 김연경"이라는 글을 인용해 올렸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지난 11일 GS칼텍스전에서 두 차례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했다. 2세트 접전 상황에서 자신의 오픈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자 분을 참지 못하고 공을 코트 바닥에 세차게 내리쳤다. 그리고 마지막 5세트에서도 14-14로 막판 피말리는 승부를 벌이던 중 공격 실패를 하자 네트를 부여잡고 흔들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날 경기는 결국 흥국생명이 풀세트 끝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김연경의 이런 행동을 두고 배구 관계자 및 팬들 사이에 논란이 크게 일었다. 선수가 코트에서 상대팀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며 김연경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에서는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접촉도 없었고, 선수가 승부욕을 다소 과하게 표현했다고 해서 비난받을 필요는 없다며 김연경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김연경은 경기 직후 네트를 붙잡고 흔든 점에 대해서는 잘못된 행동이었다며 사과했으나, 공을 코트 바닥에 내리친 것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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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연경 인스타그램 캡처 |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연경은 경기 다음날인 12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플레이 사진을 올리면서 "교회는 성경, 불교는 불경, 배구는 김연경"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경기 당일 팬이 내건 김연경 응원 문구였다. '경'자로 라임을 맞춘 재치있는 응원이 마음에 들었는지, 김연경은 자신의 활약(김연경은 GS칼텍스전에서 38득점을 올렸다)으로 팀 승리를 이끈 데 대한 자부심을 이런 응원 문구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배구연맹(KOVO)은 흥국생명-GS칼텍스전의 주심을 맡았던 강주희 심판의 징계를 결정하고 제재금을 부과했다. 김연경이 네트를 잡고 흔든 행동에 대해 제재하지 않고 경기를 진행한 점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김연경에게는 아무런 징계도 하지 않고 소속팀 흥국생명 구단에 재발 방지 교육만 요청했다. KOVO의 이 징계를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김연경은 국가대표 에이스로 명성을 떨치며 월드스타가 됐을 때도, 해외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칠 때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식빵언니'로 유명세를 더할 때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국내 복귀해 친정팀 흥국생명으로 돌아왔을 때도, 팀의 연승을 이끌며 1라운드 MVP로 선정됐을 때도 늘 화제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경기 중 과격한 행동으로 또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니, '배구는 김연경'이라는 표현은 어쨌든 어울리는 말처럼 여겨진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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