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T 위즈의 자랑거리인 '신인특급' 소형준이 구원 등판하자마자 홈런을 맞았다. 이강철 감독의 승부수가 일단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소형준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 팀 3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 사진=KT 위즈


예정된 소형준의 구원 투입이었다. 소형준은 지난 9일 열린 1차전 선발로 나서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고졸 신인으로 처음 맞는 포스트시즌 경기에, 그것도 KT의 창단 후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선발 중책을 맡아 거의 완벽하게 선발 몫을 해냈다.

하지만 KT는 1차전에서 불펜 대결 끝에 2-3으로 졌고, 2차전까지 져 연패를 당했다. 전날(12일) 3차전을 이겨 벼랑 끝에서 버텨냈지만, 이날 4차전을 패하면 그대로 탈락이다.

이강철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소형준을 불펜 대기시킨다"고 구원 투입 가능성을 밝혔다.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구위를 보이고 있는 소형준을 적절한 시기에 불펜 투수로 내보내 4차전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였다.

KT는 선발 배제성이 2⅔이닝을 던지고 물러났고, 조현우가 3회말 2사 후 두번째 등판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4회말 2사 후 조현우가 주자를 내보냈다. 김재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했으나 포수 장성우가 볼을 뒤로 빠트려(투수 폭투)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황이 돼 김재환이 출루한 것. 조현우가 다음 최주환 타석에서도 초구에 또 폭투를 범해 김재환은 2루 진루를 했다.

조현우가 흔들리면서 위기감을 느낀 이강철 감독은 여기서 '소형준 카드'를 뽑아들었다. 어떻게든 선취점을 내주지 않기 위한 강수였다.

   
▲ 두산 최주환이 소형준으로부터 선제 투런홈런을 날리고 덕아웃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더팩트


하지만 소형준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최주환에게 곧바로 우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두산은 단번에 2-0 리드를 잡았다.

1차전에서 100개의 공을 던졌던 소형준은 사흘만 쉬고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투수 운영법이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 투수에겐 컨디셜 조절과 구위 유지가 쉽지 않았던 듯. 1차전에서 두산 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봉쇄했던 소형준이 첫 상대한 타자에게 아쉬운 홈런을 맞고 두산에 먼저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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