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해 처음 완전체가 소집돼 해외 원정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대표팀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위험을 감수하고 오스트리아 원정경기를 준비했던 벤투호가 위험에 빠지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4일(이하 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진행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부산), 조현우(울산), 황인범(루빈 카잔) 선수와 스태프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양성 반응 5명 모두 증상은 없는 상태이다. 한국대표팀 선수 및 스태프 전원은 FIFA 및 KFA 방역 지침에 따라 각자 방에서 격리 중이다. 음성 판정자 전원을 대상으로는 14일 오후 4시 코로나19 재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오스트리아에서 두 차례 A매치 평가전을 치르기로 되어 있다. 15일 오전 5시 멕시코(비너 노이슈타트 슈타디온), 17일 오후 10시 카타르(BSFZ 아레나)와 맞붙을 예정이다.

   
▲ 멕시코전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대표팀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걱정을 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하지만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멕시코전은 물론 카타르전도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음성 판정 선수들로 경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한국선수단에서 양성 판정자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상대팀에서 경기를 기피할 가능성도 있다.

축구협회는 이번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을 준비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했다. 선수단이 오스트리아에 도착한 후 외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호텔 한 층을 통째로 빌려 숙소로 쓰고 있으며 숙소와 훈련장, 경기장 이외 장소로는 절대 이동하지 못하게 했다. 단체식사도 금지하고 각자 방에서 따로 식사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어떻게 감염됐는지 경로도 아직 밝혀지지 않아 추가 감염 우려도 큰 상황이다. 대표팀 소집 후 한꺼번에 여러 명의 양성 판정자가 나온 것으로 볼 때 현지 감염일 것으로 추청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해외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19일 브라질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평가전을 치른 이후 1년 만이다. 벤투호의 마지막 A매치는 지난해 12월 18일 부산에서 치른 일본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이었으며 유럽파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올해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예정됐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도 내년으로 연기돼 A매치를 전혀 갖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 오스트리아 원정에 나서면서 국내파는 물론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잘츠부르크), 이강인(발렌시아),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 유럽에서 뛰는 대표팀 핵심 자원들까지 모두 소집해 모처럼 발을 맞춰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이 급속도로 확산된 가운데 대표팀은 위험을 안고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는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역시 무리수가 아니었나 하는 목소리가 나올 만하다.

대표팀 상황은 앞으로 예의주시해야겠지만, A매치 일정을 마치고 나면 소집됐던 대표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유럽과 중동은 한창 시즌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손흥민 등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다시 경기를 뛰어야 한다. 조현우 등 K리그 울산 소속 선수들도 오는 21일부터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해야 한다.

만약 대표팀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상당수 선수들의 향후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벤투호가 경기 외적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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